안영근 전남대학교병원장이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별도의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한 안 원장은 병원 최대 과제인 새병원 건립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새병원건립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전남대병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경영과 인프라 조성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안영근 원장을 만나 전남대병원의 미래 구상과 포부를 들어봤다.



- 취임 4개월이 지났다. 취임 이후 역점을 둔 사항은.

▲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력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취임 당시 병원은 코호트 격리로 인해 사상 초유의 진료 중단이라는 엄중한 상황을 겪고 있었다. 취임하자마자 진료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이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역시스템 점검 및 전 직원의 자기방역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정상적인 진료를 펼치고 있다. 다시 본연의 업무를 되찾아 국립대병원이자 지역거점병원으로서 교육, 연구, 진료에 충실하면서 국내 의료발전과 지역민 건강증진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올해 개원 111년을 맞이하는 전남대병원이 새로운 인술 100년의 선진의료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새병원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전남대병원의 숙원이었던 새병원 건립을 발표했다. 새병원 건립 배경은.

▲ 새병원 건립 추진은 지난 역대 병원장들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계획했던 우리 병원의 숙원사업이다. 지난 2016~2017년 전남대병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역임했을 때에도 깊게 고민했었던 문제였고, 지난해 병원장 공모 시 새병원 건립 추진을 경영계획으로 밝히기도 했다.

현재 전남대병원 본원은 대부분의 병동 건물이 1980년 전후에 준공된 건물로 노후화는 물론 적은 예산에 맞춰 건축됨에 따라 7개 동으로 분산돼 진료·검사실의 동선이 복잡해 내원 환자들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간리상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본관동으로 사용되는 제1, 2동은 건축된 지 각각 43년, 54년이 경과돼 지난 2005년에 실시한 건축물 상태 및 안전성 평가에서 지속적인 감시와 보수,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노후화되고 협소한 병원시설로 인해 지역의료수요 충족을 위해 임상실습, 전문화 및 특화 진료시설의 신설 및 증설, 새로운 설비, 첨단장비 구축 등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환자를 위한 병동과 외래 시설을 확충할 공간은 부족한 상황으로 이로 인해 여러 진료과 간의 효율적인 협업 진료에도 어려움이 많다.

또한 병원 규모에 비해 협소한 주차공간으로 진료시간을 제때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해 내방객들의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제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발맞춰 미래의 선진의료기술을 펼쳐가기 위해서는 이같은 난제를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새병원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 새병원 건립 구상과 구체적 일정은.

▲ 새병원 건립을 위해 지난 1월 28일 새병원건립추진단 발족식을 갖고 추진계획을 밝혔으며, 3월 중 실무 중심의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업을 돌입한다. 새병원건립추진단은 새병원건립추진위원회, 새병원건립추진본부, 새병원건립추진자문단 3개 조직으로 구성됐다. 추진위원회는 병원보직자 및 임직원, 외부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 등 총 18명으로 구성돼 새병원건립을 위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의결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추진본부는 본부장을 비롯해 실무총괄, 실무전담, 실무자문, 행정지원전담 등으로 구성돼 사업 실무 총괄 및 추진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추진자문단은 사회 각 분야의 신망이 두터운 인사들 30여명으로 구성해 새병원에 대한 주요 정책 및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렇듯 새병원 건립은 병원 내부의 의견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다.

아직은 계획단계지만 신중한 내부 의사결정 및 용역 기간을 감안해 2022년 전반까지는 새병원의 청사진이 그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새병원의 기능과 특징은 무엇인가.

▲ 새병원은 미래 의료를 선도해가는 최첨단 스마트병원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최상의 환자 맞춤형 통합진료, 최첨단 헬스케어 융복합의료연구, 세계적 의료리더 양성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첫째,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의 이념에 발맞춰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학제 간 통합진료가 하나의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환자맞춤형 통합진료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둘째, 전남대병원 100여년의 진료 빅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모델을 창출해 새 치료법 개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창의적인 융복합 의료연구의 산실이 될 것이다.

셋째, 이같은 최고의 의료진과 진료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최적의 환경에서 차세대 선진의료를 이끌어 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교육공간으로도 조성할 계획이다.



- 의료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세대 통합병원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은.

▲ 전국 최대 규모의 다병원 체제를 갖추고 있는 전남대병원이 선진의료 실현을 위해 약 300억원대 규모의 차세대 통합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에 돌입했다.

차세대 통합 병원정보시스템은 전남대병원 본원을 비롯해 화순전남대병원, 빛고을전남대병원, 전남대치과병원 정보시스템을 통합해 진료프로세스와 의료정보의 표준화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남대병원은 본·분원 간 진료정보공유를 통한 협진체계 고도화, 진료프로세스 표준화 등 진료효율을 높이고 환자안전을 강화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AI와 접목한 빅데이터 연구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환자 개인별 맞춤형 정밀 의료 구현과 함께 의생명 융합연구 등 미래의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선도해 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또한 환자가 침상에서 회진 정보, 식사, 복약정보, 검사 결과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환자 맞춤 서비스와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진료 등의 부가서비스를 갖춤으로써 환자 만족도를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아울러 광주·전남지역 거점병원 및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지역협력병원과의 정보교류 활성화를 통한 의료소외지역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지역민에 대한 다양한 의료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임기 동안 병원 운영계획은.

▲ 앞서 말씀드렸듯이 무엇보다 코로나19 종식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개원 111주년을 맞이하면서 전남대병원은 새로운 인술 100년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최첨단 스마트병원의 기틀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다병원체제 진료모델을 고도화하고, 세계적 첨단의료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의료계의 표준이 되는 의료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다양한 경험과 창조적 교육을 바탕으로 의료발전을 주도할 글로벌 의료리더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되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의생명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고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 광주·전남 지역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하면서부터 비상감염대책회의 등 대응조직을 구성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남대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관련 환자는 지난달 말 현재 200여명이고, 확진환자는 146명(중증환자 46명)에 달한다. 아쉽게도 원내 감염으로 진료중단의 아픔을 겪으며 지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리기도 했다. 다시 한번 지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표한다. 전남대병원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국립대병원이자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지역민의 건강증진과 국내 의료발전을 위해 진료, 연구, 교육에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지난 110여년간 전남대병원이 지역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 속에서 발전해왔듯이 앞으로도 선진의료를 선도해 가는 전국 최고의 최첨단 스마트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큰 관심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전직원과 함께 올해도 지역민의 든든한 건강파수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글=박선옥·사진=김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