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시절에도 없었던 홈런이 프로 입단 5년차에 나왔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생애 처음인 만큼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23)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블랙팀 중견수 9번타자로 나선 박정우는 두 번째 타석이던 5회 초 2사2루에서 화이트팀 투수 김현준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포물선을 그렸다. 0-2로 지고 있던 블랙팀은 박정우의 홈런으로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블랙팀 더그아웃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박정우에게 “오늘 경기 MVP”라며 금일봉을 전달했다. 박정우는 1군을 상대한 이날 경기에서 호수비와 함께 3타수2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자체 연습경기에서 블랙팀 9번타자로 나선 박정우가 타격하고 있다. 박정우는 이날 투런홈런 포함 3타수2안타를 기록해 MVP로 선정됐다. /KIA 타이거즈 제공

박정우는 경기가 끝난 뒤 “치고 나서도 홈런인지 몰랐다. 코치님이 돌라고 해서 돌았다”면서 “멀리 가봤자 펜스 앞에서 잡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바람을 타서 넘어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홈런은 비록 연습경기지만 박정우의 생애 첫 홈런이었다. 박정우는 학창시절에도 홈런은 없었다고 얼떨떨해했다.

그는 “1군과 시합이라서 (나를)보여줘야겠다는 마음만 있었다”면서 “수비에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타석에서도 공만 맞힌다는 생각이었는데 중심에 잘 맞았다.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덕수고 출신인 박정우는 2017년 2차 드래프트 7라운드로 KIA 지명을 받았다. 청소년 대표를 거쳤으며 하드웨어가 작은 편이지만 발이 빠르고 야구 센스가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프로 입단 후에는 1년만 뛰고 현역으로 입대, 2019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복귀후에는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과정도 거쳤다.

박정우는 “군복무하는 동안 친구들(이정후, 김혜성 등)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솔직히 반이라도 따라가고 싶었다”면서 “그래서인지 복귀해서 보여주려는 욕심에 다친 것 같다. 뜻대로 되는게 없었다”고 돌아봤다.

KIA 김정우가 16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기록, 경기가 끝난 뒤 윌리엄스 감독으로부터 MVP 선정과 함께 금일봉을 받았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1군과의 연습경기는 박정우에게 큰 경험이 됐다.

그는 첫 타석에서 브룩스를 상대로 좌익수 직선타를 기록했다. 이에 “그렇게 빠른 공은 처음 봤다. 너무 빨라서 직구인지도 몰랐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1군 데뷔에 대해서는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우는 “형들과 힘에서도 많이 차이가 나고 피지컬도 부족하다.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비와 주루플레이에서 자신은 있는데 일단 2군에서 잘하는게 먼저다. 내년에는 등번호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육성선수인 박정우는 등번호 ‘06’번을 달고 있다.

한편, 이날 자체 연습경기는 10이닝으로 진행됐으며 3-3 무승부로 끝났다.

화이트팀 선발로 나선 브룩스는 4이닝 2피안타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60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구속은 149㎞를 찍었다.

블랙팀 선발 김현수는 52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1㎞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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