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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23) 다시 찾은 봄

추운 겨울 뒤엔 어김없이 봄…각자의 봄날 꿈꿔보길

2021년 03월 04일(목) 15:00
그렌빌 레드몬드(Granville Redmond) 작 ‘Malibu Coast Spring’
고흐(Vincent van Gogh) 작 ‘Almond Blossom’
고전음악 속 봄, 자연의 생동감 역동적으로 들려줘
슈만 교향곡 1번 ‘봄’, 슈만 인생 최고의 봄날 탄생

광주시향, 12일 올 첫 번째 정기공연으로 봄맞이
황호준 ‘빛이 있는 마을’·모차르트·슈만 등 선사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공간과 현대인들의 운동 부족이 다양한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코로나 백신이 확대되고, 확진자도 점차 감소하고 있어 다가올 평범한 일상을 기대하게 된다.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문화예술회관 주변을 운동 삼아 산책하는 인파가 늘어나는 것만 봐도 가까이 온 봄을 새삼 실감한다.

계절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자연의 순리대로 바뀌고, 새로 돋아날 새싹은 희망과 함께 역동적으로 움직일 채비를 하고 있다. 개나리와 벚나무 가지가 올망졸망 새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니 가까이 온 봄을 확인 수 있다.

슈만과 클라라(1840)
슈만과 클라라(1847)
봄은 만물을 소생시키고, 일상의 활기를 주는 계절로 고전음악에서 ‘봄’은 소재만으로도 그 음악이 갖는 고유의 특징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다. 봄을 표현한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부터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까지 실로 다양하다. 그 음악들은 자연의 ‘봄’이 그랬던 것처럼 계절의 온기와 함께 살아있는 자연의 생동감을 역동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슈만의 교향곡 1번 작품38은 뵈트거의 시 ‘봄’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다. 뵈트거의 ‘봄’은 이후 그리그와 슈트라우스에게도 영감을 주어 그들이 봄을 소재로 한 가곡을 작곡하게 했다. 슈만은 초기 자필악보에 1악장을 ‘봄의 시작’, 2악장은 ‘밤’, 3악장은 ‘즐거운 놀이’, 4악장을 ‘만개한 봄’으로 표기했다. 이는 그의 방식으로 교향곡 1번을 가장 함축적인 악장별 표현을 의도했지만 이후 출판하는 과정에서 삭제되었다.

슈만의 일기에 따르면 교향곡 1번의 스케치는 1841년 1월 23일에 시작해 26일까지 불과 나흘 만에 교향곡의 스케치가 완료되었다. 당시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을 위해 비크(Friedrich Wieck, 1785~1873 클라라의 父)와 법적 소송까지 치르며 결국 승소를 통해 1840년 9월 12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클라라가 첫 아이를 임신 중으로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의 희망과 설렘이 가득한 때이기도 하다. 슈만에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때 작곡된 것이다. 이 교향곡은 이후 한 달여 수정을 거쳐 2월 말쯤 완성이 되었고, 그해 3월 31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교향곡 ‘봄’의 시작은 트럼펫과 호른이 함께 마치 봄을 알리는 팡파르와 같이 힘차게 시작한다. 이후 이 도입부의 리듬이 중심이 되어 생기 있는 선율이 중심이 된 소나타형식의 1악장이 전개된다. 이 교향곡의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낭만주의 시대의 피아노 작품 중 가장 높이 평가 받는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Kreisleriana, Op16)의 마지막 곡의 주제가 4악장의 2주제로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슈만이 결혼 전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만든 크라이슬레리아나는 호프만(Hoffmann, E. T. A.)의 소설(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을 배경으로 슈만과 클라라의 이야기를 묶어서 하나의 환상적 소품으로 완성했다. 슈만이 굳이 그의 첫 번째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 특별히 이 주제를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끝으로 4악장의 종지에 1악장 도입부의 동기를 재연시키며 화려하게 곡을 종결한다.

1835년 슈만 프로그램 및 자필 원고.
자연이 절기에 따라 자연스러운 색을 갖듯이 때로는 우리들의 삶도 ‘물 흘러가듯이’, ‘순리대로’ 두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다. 유독 지난 겨울이 혹독하게 춥고 힘든 시간이었다면 다시 찾아올 봄은 더없이 따뜻하고, 감사할 것이다. 마치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변함없는 자연의 진리를 일깨워 준다. 가끔은 우리의 삶도 절기처럼 봄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직 봄이 안 왔다면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기대해 본다. 아마도 슈만이 기대하는 1841년 봄이 클라라와 가정을 이루고 일상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의미 있는 그들의 첫 번째 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그때가 슈만 인생의 최고의 봄날이었을 것이다.

슈만의 생가.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올해 첫 번째 정기공연으로 오는 3월 12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봄’을 시작하고 있다. 황호준의 ‘빛이 있는 마을’을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과 슈만의 교향곡 1번 ‘봄’까지 봄 향기 가득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2021년 새봄을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준비한 ‘봄’을 시작으로 봄 산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각자의 봄날을 꿈꾸길 희망해본다.
/광주시립교향악단 운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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