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부문 심사평 / 송은일(소설가)

소설의 재미와 크기·시의성 사이 고심

2020년 12월 31일(목) 00:00
송은일 소설가
2020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코로나19의 해’일 것이다. 전남매일 2021년 신춘문예 소설부문 응모작들을 심사하기 전에 코로나19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리라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작품은 드물었다.

본선에 올린 작품은 5편이었다. <굿바이, 라 메탈>은 사이버 세상 속 현실과 현실 세상을 넓고 깊게 잠식한 사이버 현실이 한 개인에게서 어떻게 혼합되고 충돌하는지를 막힘없이 보여주었다. <평균의 남녀>는 사람의 평균값에 관한 진지한 탐구가 도드라졌으나 보편성을 성취했는지, 아쉬움이 남았다. <홀>은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실제 현실의 구멍과 의식의 구멍을 병치하여 서술했다. 지나치게 모호한 서술이 아쉬웠으나 묘하게 눈길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붉어진, 흔한 장미 문양>은 편의점에서 일어난 지갑 분실 사고를 둘러싸고 사소한 욕망의 그늘을 현실감 있게 묘사했다. <안녕, 셀리>는 키르키즈스탄 여성의 코리아드림과 한국 여성인 ‘나’의 아메리카드림(영어 구사의 꿈)이 빚어낸 재치 있고 깊이 있는 우화였다.

<굿바이, 라 메탈>과 <안녕, 셀리>를 최종심에 올려놓고 고심했다. 두 작품이 다 문장이 세련됐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주제의식의 선명함, 소설로 재미있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지난한 현실에 각기 방식으로 대응하는 양상이 흥미진진했다.

결국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크기와 시의성을 잣대로 <굿바이, 라 메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소설로서 많은 장점을 가진 <안녕, 셀리>에 안타까움을 전하고 <굿바이, 라 메탈>에 축하를 보낸다.



◇약력

199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꿈꾸는 실낙원」이 당선되면서 등단. 『매구할매』, 『반야』(전10권), 『달의 습격』, 『대 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 『나는 홍범도』 등.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