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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글짓기대회 고등부 최우수상
2020년 12월 17일(목) 14:34
담양군 창평리 창평고등학교

2학년 안병천



오래도록 보았다.

나를 살아 숨쉬게 하는 이 물을.
나를 살고도 침묵하게 하는 이 강을.
나를 살려할수록 가라앉게 하는 이 넓은 바다를.
그리고, 내게 너를 비춰주는 이 수면을.

아아, 나는 영락없는 물고기인데, 너는
너는 물 밖의 사람이로구나. 숨을 내쉬는 사람이로구나.
찢어지는 호흡의 아픔을 견디고
타오르는 햇살의 작열을 버티며
부질없는 노래를 부르는 숭고한
‘사람이로구나!’
뭍을 향한 나의 외침은 거품이 되어 으스러진다.

나는 오래도록 보았다.
내게 너를 비춰줬던 이 수면을.
그동안 너를 일그러트린 이 물을.
이제 돌아갈 수 없는 나의 옛고향을.

물고기 | 안정

제가 지은 시입니다. 너무나 편안하지만 개인의 목소리를 막고 ‘정상'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아래로 끌어당기며 변화를 악으로 모는 사회의 모습을 물로, 관습의 너그러움을 박차고 나아가 통하지 않을지언정 개혁을 시도하는 혁명가를 사람으로, 사회에 순응하고 변화를 헛된 것으로 보면서도 결국은 혁명가의 개혁을 동경하는 사람의 모습을 물고기로 표현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제 시를 읽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고자하는 욕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행복을 위한 수단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지지 않았죠. 우리 대부분은 그렇기에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통해 행복을 찾게 됩니다. 그것이 성숙한 것이라고 되뇌이며 하루하루를 물고기처럼 살아갑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다에 비해 면적은 적지만, 자원도 환경도 열악하지만 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땅이 있고, 자의적으로 그런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변화의 바람은 이곳에서 시작하여 바다 위의 수면을 두드립니다. 이 고요한 바다에 변화가 생기길 바라면서요. 변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지만 변화를 바라는 바람은 시 속의 물고기와 같은 사람들을 육지로 끌어당기기도 하고 때로는 연대의 힘을 통해 폭풍이 되어 바다의 깊은 곳을 뒤흔들기도 합니다. 변화는 그렇게 찾아옵니다. 저는 이것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인간의 길임을 믿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지금껏 우리를 감싸주지만 동시에 우리를 옥죄이는 사회의 물을 느껴보신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 묻고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께서는 물고기의 삶을 사셨습니까, 인간의 삶을 사셨습니까?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저는 감히 함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알아주십시오, 인간의 길은 아주 가까운 곳에 사소함으로 하여금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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