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설업계가 공사 물량이 부족하고 수익성이 나빠져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은 지역 하도급 공사마저 외지업체에 잠식당하고 있어 어려움이 더욱 심합니다. 회원들의 볼멘 목소리를 반영해 회원사 수주물량을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 10대 회장에 취임한 박병철(57· (주)동림에이스 대표이사) 회장의 다짐은 비장하다.

박 회장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건설산업 생산체계를 개편해 건설업계의 변화와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본지는 박병철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장을 만나 광주지역 전문건설업체 회원들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 신임 회장이 된 소감은.

▲4차 산업으로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코로나19시대를 맞아 회원사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도록 회원들의 화합과 단합에 노력하겠다. 또 회원이 주인이 되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회장의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



- 취임 후 일정은.

▲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어서 발주 관서와 유관 기관, 단체 방문 계획을 일정 부분 취소했다. 하지만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용집 시의회 의장, 이정환 산업건설위원장을 찾아 지역 전문건설업계의 어려움을 말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협회, 회원의 동반자가 되는 협회, 신뢰받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추진할 부회장단과 협회 운영위원 등 집행부를 꾸렸다. 내부적으로 제일 먼저 회원 단합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회원사 대표 경영연수회’를 열었다.



-변혁의 시대를 맞아 협회 운영방안은.

▲광주시회에 1,000개 사가 넘는 회원이 소속돼 있다. 협회의 최우선 목표는 회원의 수주물량 확보와 증대에 있다. 지역 안팎에서 수주물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꼼꼼히 수립해 하나 하나 추진해 나가겠다. 둘째는 회원 상호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회원이 주인이 되는 협회를 만들겠다. 1,000여 회원사를 관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업종별 협의회를 활성화시켜 업종별 모임을 정례화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지역 전문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할 방안은.

▲지역 전문건설업계는 지난해 광주시회 창립 이래 최고인 3조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표면적으로는 수도권과 세종시 등 주택경기 활성화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2018년 하반기부터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대출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건설물량이 하향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 실시, 4대 보험료율 인상,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의 수직상승, 건설노조의 불법 노동쟁의 심화, 코로나 19로 외국인 노동자 감소 등으로 업체마다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앙회와 연계해 불합리한 제도와 규제를 풀어달라고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겠다. 또한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고 수주물량을 늘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에 특단의 협조를 요청하겠다.



-회원사 수주물량 확보 방안은.

▲지역 전문건설업계의 기술력은 타 지역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동안 갈고 닦은 기술력으로 수도권 대형 건설공사 현장에도 참여해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지역적인 특성상 관 발주 건설공사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주도의 아파트(신축 및 재건축) 건설현장에 시공사로 참여한 외지 대형 건설사들은 그동안 거래해온 협력사들의 편리성과 유대관계를 이유로 관행적으로 외지 업체에 하도급을 하고 있다. 분기별로 지역 내 대형 건설공사현장을 방문하고 대형 건설사 본사와 지사를 직접 방문하는 세일즈 활동을 펼치면서 지역 전문건설업체 하도급 참여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특히,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가 각 공구별로 시공 중이다. 광주지역 도심 곳곳에서 민간주도의 재개발 재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역 전문건설업체들과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인, 점검, 독려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분기 1회 이상 운용해 줄 것을 광주시와 의회에 건의하겠다. 회원사 수주물량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기업이 지방의 소규모 공사까지 수주하는 경향이 있다. 대안은.

▲코로나19와 경기불황으로 건설공사 관련 일감이 계속 줄어들면서 대기업이 지방의 100억대 미만의 소규모 공사까지 수주하는 일까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자치단체 공사 발주조차 외지업체나 대기업들이 독식하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

광주지역에서 발주하는 공사는 지역업체에게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지역민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공동체 의식도 있어야 한다. 전문지역건설업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공사인데도 대기업과 외지업체가 밀고 들어와서 하게 된다면 지역건설업체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지역에서 발주하는 공사는 지역업체들이 많은 수주할 수 있게 배려해 줘야 한다.



-지역사회공헌 활동 계획은.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과 기부문화가 축소되고 있다. 광주시회는 정기총회 등 각종 행사에 화환 대신 사랑의 쌀을 기증받아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광주시와 함께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행복한 목수 사업,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15억 여원을 투입해 423가구의 집을 수리했다. 또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20가구에 생활비를 지원하고 결식아동 식비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소외계층을 위해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로 김치를 5Kg 200박스 1,000Kg을 나눠줬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 온 사회봉사 사업을 이어가고 새로운 공헌사업을 적극 발굴해 늘릴 생각이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지난 10여 년 동안 협회 임원과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면서 3가지 소망이 생겼다. △전문건설인이 잘 사는 세상 △전문건설인이 자랑스러운 세상 △전문건설인이 인정받는 세상을 회원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전문건설인으로서 자긍심와 자부심을 우리 후세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회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또 지역 전문건설업계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으며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법을 지키면서 성실 시공하고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실천하겠다.



-전문기술인으로서 청년들에게 당부한다면.

▲젊은이들이 취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회에서 내몰리고 있어 너무 안타깞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건설현장에서는 전문기술인들이 부족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한 가지 전문기술만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취직하지 못하고 고시원에서 책과 씨름하며 많은 세월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취직을 못해 우울해 하기보다 한 가지 전문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을 보고 싶다. 건설현장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전기를 비롯해 타일 등 전문기술을 익힌다면 평생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대학을 가지 않아도 공시생이 되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기술 하나만 있으면 먹고 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전문건설업이 잘돼야 세상이 밝아진다. 젊은이들은 꿈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전문기술인에게 비전이 있다.



-수십 년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경영철학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기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전문건설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일해왔다. 더 나아가 전문기술인으로 대한민국의 최고가 되려는 신념으로 회사 이름을 ‘동림에이스’로 지었다. 어떠한 분야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최고가 되자’는 신념은 변함이 없다.

/서미애 기자



■ 약력

▲전남대 농과대 졸업 ▲전남대 경영대학원 졸업 ▲(주)동림에이스 대표이사

▲9대 전문건협 광주시회 수석부회장▲11대 전문건협 중앙회 대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