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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의 와인이야기(20) 비싸고 오래 숙성된 와인 건강에 좋다?
2020년 11월 26일(목) 18:17
호주 헌터밸리와 머지 와인 산지에서 제공한 와인의 토탈 폴리페놀 성분과 개별 폴리페놀 성분인 카테킨, 쿼세틴, 레스베라트롤 성분을 분석하고 이를 가격, 숙성기간과 비교 분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가격이 높거나 오래 숙성된 와인일수록 상기의 폴리페놀 성분이 낮았다. 폴리페놀 성분이 낮았다는 것은 건강 증진 효과인 항산화 작용이 낮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와인의 품질은 맛으로만 정의됐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은 맛으로 등급이 매겨지고 등급이 와인 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와인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맛을 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와인을 만들고 왜 오크통에서 숙성을 시키는가? 만든 와인을 3~4년이란 긴 시간 동안 왜 숙성을 시키는가? 탄닌의 양을 줄이기 위한 청징 과정이 왜 있는가? 모두 맛을 좋게 하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일련의 이런 과정은 건강 물질의 파워를 줄이는 요인이 된다.

와인도 포도에서 우러난 영양소를 최대한도로 파괴하지 않고 섭취하려면 영양소가 산화되기 전에 빨리 마셔야 한다. 하지만 금방 만들어진 와인은 맛이 강하고 쓰고 거칠다. 특히 레드 와인의 경우 더욱더 그렇다. 이런 것을 이해하면 오래 숙성된 비싼 와인에서 건강 물질인 폴리페놀 성분이 왜 낮은지 이해가 된다. 맛을 좋게 하려고 오래 숙성시키다 보니 그 안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산화된 것이다.

2016년 이탈리아 파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Pavia)의 디 로렌조(Di Lorenzo) 교수팀은 이탈리아 올트레포 파베세(Oltrepo Pavese) 와인 산지에 있는 올트레포(Oltrepo) 와이너리에서 크로아티나(Croatina) 포도와 바버라(Barbera) 포도로 만든 와인을 와인 제조 과정마다 샘플을 채취했다.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 성분을 측정하고 폴리페놀의 항생작용을 실험했다.

이 실험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크로아티나(Croatina) 와인은 가격도 싸고 품질이 좋지 않아 저가 마켓에서 판매되는 와인인데 의외로 고급 와인보다 폴리페놀 성분도 높고 항생작용도 뒤지지 않았다.

실험을 주관한 팀은 이의 이유로 폴리페놀 성분을 높이는 혁신적인 어떤 과정을 개발했거나 폴리페놀 성분이 높은 녹차나 크랜버리, 코코아 같은 성분을 추가로 첨가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와인이 가격도 싸고 저가 마켓에서 팔리는 와인이었다면 맛이 떫고 쓴 와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쓰다는 의미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와인을 만드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와인의 양을 늘리는 과정에서 과도한 압착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양으로 승부를 거는 마케팅 기법이었을 수 있다.

와이너리에서는 비싼 와인일수록 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과도하게 압착도 하지 않고 오래 숙성하는데 이때 포도 씨에서 우러나는 쓴맛의 폴리페놀 성분이 적게 우러나고 긴 숙성과정에서 폴리페놀 성분이 산화되어 항산화 작용이 떨어진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싸고 오래 숙성된 와인이 부드럽고 마시기는 좋겠지만 그만큼 항산화 작용이 떨어질 수 있다. 레드와인을 골랐는데 떫고 쓴맛이 많이 난다면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든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영재씨는 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교 와인 사이언스 박사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와인 품질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드니 동그라미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당신은 와인을 알고 있습니까!?’와 ‘와인이 알려주는 놀라운 건강 비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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