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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밤 무엇이 밝히나

데스크칼럼/ 이연수(문화부장)

2020년 11월 03일(화) 15:36
무안-광주고속도로 동광산톨게이트와 운수IC를 지나 광산구 우산동 무진대로변에 들어서면 갑자기 펼쳐지는 휘황찬란한 유흥업소 네온사인에 “와” 하고 탄성을 내게 된다. 이곳의 요란한 간판과 빌딩의 불빛을 보며 미디어아트창의도시라고 우스갯말을 하기도 한다.

광주시가 올 12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창의도시로 지정된지 만 6년을 맞는다. 시는 2014년 미디어아트창의도시 지정 이후 미디어아트플랫폼 등 기반시설과 미디어아트페스티벌, 유네스코 창의벨트 계획 추진 등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 왔다. 내년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AMT센터(Art & Media Technology)는 미디어아트 관련 융복합센터로 미디어아트창의도시의 핵심시설이 될 전망이다.

2017년 개관한 미디어아트플랫폼은 홀로그램 전용극장, 미디어놀이터, 미디어338 디지털 갤러리 등을 운영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비롯해 시민들이 미디어아트를 친근하게 접하도록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 미디어아트창의도시 지정 6년

어느덧 6년이 됐지만 아쉬운 점은 여전히 많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인력과 콘텐츠 부재다. 이는 기반시설에 들이는 예산과 시간보다 우선해 투자해야 할 부분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을 미디어아트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움직이는 영상이나 작품에 불만 켠다고 해서 미디어아트라고 할 수 없다. 미디어아트는 작가의 감각과 기술이 만들어 내는 총체적 예술이다.

사진에서부터 비디오,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아트는 짧은 시간동안 급속도로 성장해 왔다. 미디어 작가가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가는 많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회화나 조소를 전공하거나 디자인, 영상을 전공하다 시대흐름에 맞춰 미디어아트로 전향한 작가들이 대다수다. 미디어아트는 작품으로 펼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기업이나 기관의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미디어아트 창·제작자 육성과 콘텐츠 개발은 같은 줄기다. 그동안 광주시가 시행해 온 미디어아트 관련 사업은 작가 중심의 예산 따오기로 단발성으로만 소모되기 급급했다. 그것은 관 중심의 미디어예술로 보여졌으며, 부피는 넓어졌지만 내용은 제자리였다. 문화관광자원으로 연계는 물론 도시브랜드로 개발되기엔 거리가 멀었다.

지난달 열린 올해 9회째를 맞은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경우는 기대감이 좀 달랐다. 그동안 광주문화재단에서 맡아온 행사를 광주시에서 직접 챙겨든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공동주최로 5·18민주광장을 비롯해 광주 곳곳에서 갤러리들이 참여해 ‘놀이가 되는 예술’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그동안 보여줬던 작품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파급효과는 크지만 수명이 짧은 미디어아트의 특성상 같은 내용을 다시 보는 것은 대중의 눈길을 더이상 끌지 못한다. 기존에 몇 차례 보아왔던 작품을 장소만 옮겨 덩치를 키워 보여주는 것은 새롭지도 즐겁지도 않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미디어아트의 가장 큰 과제다.

미디어파사드의 경우도 젊은층이 많이 오가는 5.18민주광장 앞 옛 전남도청 건물 외벽을 활용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발걸음을 오래 멈추게 하진 못했다.

기존 사진과 영상, 5·18의 분위기를 승화시킨 미디어파사드는 시도는 좋았지만 5·18이라는 역사의 무거움을 벗어나지 못했고, 미디어파사드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음향상태도 좋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옛 도청 건물 형태를 십분 활용해 미디어파사드의 시각적 충격을 선사했으면 하고 바랬다.

광주 도심의 랜드마크 역할을 담당할 만한 문화전당의 대형 ‘미디어월’을 옛 도청 복원과 맞물려 2022년까지 철거해야 하는 것도 큰 아쉬움이다. 26억원을 들여 설치한 미디어월은 지하에 자리한 문화전당을 외부에 알리고 각종 공연과 콘텐츠를 안내하는 문화전당의 랜드마크이자 5.18의 가치를 공유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에 이같은 문화시설을 더 설치해야 함에도 굳이 철거해야 하는 것인지 더 늦기전에 사회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 인력 양성·창의적 콘텐츠 급선무

광주는 미디어아트창의도시를 장기적으로 이끌고 갈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당장 사업에 참여하는 이가 광주의 작가인가, 외부의 작가인가는 그리 중요치 않다. 새롭게 보여주고, 배우고, 콘텐츠로 개발해 다시 창의적으로 탄생시켜내야 한다. 작가도, 시민도, 관련기관도 안목을 틔우고 일상에 스며낼 때 미디어아트는 도시 이미지에 맞게 창의적으로 안착되지 않을까 한다.

미디어아트를 광주의 도시 브랜드로 창의적으로 키워가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집중력 있는 행정이 필요하다. 인력양성과 생태계 구축만이 미디어아트를 광주브랜드나 문화관광자원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길이다. 체계적인 교육과 자본의 뒷받침, 관련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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