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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학교냐?
2020년 10월 27일(화) 17:54
"학교가 학생들을 고발 하는 게 학교 입니까?"

최근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광주·전남교육청에 대한 정기 국정감사에서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도연학원(명진고) 전 이사장에게 한 발언이다.

교사 보복해임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법인 도연학원 문제가 최근 국회 국감장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학교법인 도연학원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명진고에 근무 중인 손규대 교사를 지난 5월 해임했다. 재단 비리를 검찰에 진술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018년 명진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손규대 교사는 학원비리를 제보 했다는 이유로 2년 2개월 만에 해임됐다. 3개월 뒤인 지난 8월 재단은 손 교사에게 아예 임용취소를 통보했다.

임용취소는 임용 사실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조치로 사실상 임용 계약 해지를 의미하는 아주 잔혹한 행위다. 재단은 임용 취소 이유로 손 교의 업무 미숙 등을 빌미 삼아 더 어처구니가 없다.

이에 손 교사와 광주교사노동조합은 손 교사의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 징계라고 규정했다. 손 교사는 2017년 2차 면접대기실에서 함께 있던 1차 합격자 4명에게 자신이 채용을 대가로 금품 요구를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 결과적으로 손 교사가 채용되자 한 익명 제보자가 광주시교육청에 이를 채용비리로 신고해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이후 최모 전 재단 이사장은 배임수재 미수 혐의로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6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공익신고 의무화



명진고는 대표적인 사학의 족벌경영 체제다.

최근에 이사장을 사직한 김 모씨는 최 전 이사장의 남편이며 행정실장과 행정실 직원, 이사 등도 이사장의 친인척들이다.

최 전 이사장의 두 딸도 교사로 채용했는데 당시 면접 점수를 다른 경쟁자보다 최대 22점이나 높게 줘 공분을 샀다.

이번 도연학원 사태만 보더라도 공익제보자에 대한 실질적 보호 필요성이 시급해 보인다.

공익제보는 교육 가치 등을 위한 것이나 사립학교 교원과 학교 설립자, 법인 간에는 심각한 권력 비대칭으로 존재한다.

학교법인과 학교장에게 공익제보자 보호책임을 부과하고 보호에 실패하는 경우 처벌과 불이익을 규정하는 조항을 마련 하자는 것이 필자의 제안한다.

아울러 사립학교 내 공익신고를 아예 의무화해야 한다.

현재 노인·장애인·아동 관련 시설 종사자와 전담 공무원, 교직원, 상담교사 등 24개 직군에 공익제보를 법으로 의무화한 것과 같이 사립학교법에도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의 신고 의무 규정을 마련하자는 얘기다.

이번 명진고 사태는 재단이 수사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한 것에 앙심을 품고 편향된 시각으로 중징계의 칼을 들이댄 치졸한 횡포다.

재단측은 관련 법규에 따라 해명 기회를 충분히 줬기 때문에 징계에 하자가 없다고 주장 하지만 이번 행태는 사학 인사권 전횡의 전형이라는 시각이 중론이다.

교사의 인사문제로 학교 안팎이 소란스러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지난 3년간 명진고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피해 학생들이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쿨미투 연루 교사들을 복귀시킨 학교, 1학기 중반기에 A 교사를 부당하게 해임시켜 학생들에게 혼란을 가져온 학교, 이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낸 학생들을 협박하고 위협한 학교이다.



'사립학교법'개정 해야



심지어 학교법인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한 학교다. 이게 과연 학교인가? 학생들과 학부모, 시민들이 이 모든 사실을 인지하고도 명진고등학교를 '학교'라고 지칭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번 일을 겪으며 크게 실감한 것이 있다. 그것은 명진고 사건이 단순히 학교에 다니는 구성원들과 학교재단의 갈등으로 축소 해석될 일이 아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쿨미투, 업무상횡령, 교사 부정 채용 등의 잘못들이 여러 차례 반복돼 왔음에도, 명진고 재단 측의 권력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사립학교법'이 그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사회 주체들이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마주하고 있는 교육 여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은 만큼 정의로운 일이다.

이번 학생들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학교를 민주주의의 정원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한 줄기 햇빛이자 단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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