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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부동산' 경제 논리에 맡겨야

유동자금 부동산 쏠려
부동산 정책 '풍선효과'
서미애<국장 겸 경제부장>

2020년 09월 01일(화) 19:20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의 반응에 관한 기사가 봇물처럼 넘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과거의 전철을 밟거나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어찌 된 일인지 정부가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내놓기만 하면 국민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들은 '청개구리 부동산'으로 받아들여 '정부 정책의 반대로 가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하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정부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정치권은 우왕좌왕한다. 그 사이 집 없는 서민과 돈없는 청년들은 희망을 잃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들과 기업들은 맥을 못추고 있지만 부동산 폭등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나라 부동산은 경제시장논리가 아닌 정치 논란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코로나19에 묻혀 있을 뿐 부동산 문제는 지금 정치권의 '핫이슈'이고 차기 대통령선거에서도 중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은 오죽하면 "정부는 제발 부동산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하고 있을까. 부동산대책이 나올 때마다 '억' '억'하는 소리가 난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규제와 관련된 위험요소가 무엇일까보다 '이번에는 어디가 로또가 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럼 광주지역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지난 1년 동안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광주 주택 10채 가운데 8채는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광주지역 주택수는 52만6,000가구로 전년(51만5,000가구)에 비해 2.2%(1만1,000가구) 늘었다. 광주에서는 주택 10채 중 8채는 아파트라는 뜻이다. 전체 59만6,000가구 중 아파트 거주 비율도 66.3%나 돼 세종시에 이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광주에서는 30년 이상된 낡은 아파트 비율이 높고 인구는 정체돼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아파트 공급이 늘었고 앞으로도 민간공원 아파트 등 수만 세대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해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고가-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가 더 벌어졌다. 저가 아파트는 소폭 하락했지만 고가 아파트는 소폭 상승하면서 가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주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대형은 5억9,622만원, 소형은 9,330만원이었다. 중대형과 중형, 중소형은 각각 4억3,838만원, 2억6,275만원, 1억3,525만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내놓은 23번의 대책은 결과적으로 시장의 혼란만 불러 일으켰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터지는 '풍선 효과'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더 강한 추가 대책을, 시장은 더 왜곡된 틈새를 찾고 있다. 악순환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부동산 시장이 백기를 들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노라며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시장이 정책의 사각지대, 즉 헛점을 찾으면 정부는 이를 막을 또 다른 정책을 내놓고 있다. 땜질 정책이다. 대표적인 것은 지난달 국회를 빠르게 통과한 '임대차 3법'이다. 정부는 시장 혼란이 계속되자 해설집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임대료를 5%까지 올릴 수 있는지, 계약 갱신을 어떻게 거절할 수 있는지 등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힘을 과시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부가 만들려는 부동산 감독기구는 시장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고 개인 간 거래에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 또 부동산 감독기구가 국세청의 탈세 적발, 금융감독원의 대출 감시, 검찰의 사법 처리 기능을 모두 갖는 무소불위의 기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폭등은 근본적으로 시중자금의 유동성 관리와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됐다. 저금리에 기반한 풍부한 시중자금이 산업자금으로 가는 대신 '부동산 불패론'을 좇아 부동산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공급과 세제 양쪽 모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따로 움직이면서 '패닉현상'에 따른 묻지마식 투기를 하고 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부동산 문제는 이미 차기 대선의 핵심이슈로 떠올랐다. 부동산 문제는 이제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을 해치고 과연 공정한 것이냐는 문제로 비약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은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 부동산 폭등이 지속되는 한 어떠한 부동산 개혁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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