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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의 와인이야기⑭-맛없는 와인 맛있게 마시는 법
2020년 08월 27일(목) 17:21
와인을 구입했는데 텁텁하고 쓰고 맛이 없었다. 와인 선택에 실패한 것이다. 그렇다고 와인을 버릴 수도 없지 않은가. 맛없는 와인을 골랐을 때 이를 맛있게 만드는 비결이 있다. 와인이 너무 산도가 높아 시거나 레드와인의 경우 너무 쓰거나 시큼털털할 때에는 설탕을 조금 넣으면 와인 맛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이 난다.

언젠가 맛없는 와인에 적당량의 설탕을 넣었더니 놀랍게도 와인 맛이 달라졌다. 아내에게 설탕으로 맛을 낸 와인을 주었더니 새로 와인을 사 온 줄 알고 언제 이 맛있는 와인을 사 왔냐고 묻는다. 그래서 이번엔 좀 더 달콤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와인을 만들어 보겠다고 설탕을 더 많이 넣어 보았다. 아내는 얼굴을 찌푸리며 와인이 너무 달아 와인 같지 않다며 혹평을 했다. 더 좋은 와인을 만들어 보려다가 오히려 맛을 망친 경우였다.

와인에 설탕을 넣어 맛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은 학과 숙제를 하면서였다. 여러 성분이 어떻게 와인의 맛을 변화시키는지를 알아보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였다. 그때 그렇게 시던 레몬즙에 설탕을 조금 넣으니 정말 마술 같이 맛이 달콤하고 부드럽게 변했다. 그때 강하고 억센 맛을 부드럽고 감미롭게 변화시키는 설탕의 위력에 새삼 놀랐다. 그러나 이렇게 맛을 좋게 만드는 설탕도 너무 많이 넣으면 맛이 다시 나빠진다는 것도 알았다.

호주 교민들도 레드와인일 경우 마시기 힘들면 콜라나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사람이 있다. 어느 모임에서 레드와인이 너무 텁텁하고 써서 여성들이 마시길 주저했다. 이 어색한 상황에서 한 여성이 와인에 콜라를 타서 멋진 칵테일을 만들어냈다. 손사래를 치던 여성들이 와인 맛이 좋다며 너도나도 한 잔씩 더 마셨다.

레드 와인의 경우 목 넘김이 좋지 않은 와인에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은 중국 교민사회에서 널리 퍼졌다. 건강을 이유로 레드와인을 마셔야겠는데 마시기 거북하니 달콤하게 해서 마시는 방법이다.

중국인들의 이런 와인 소비패턴은 오래되었다. 1997년 월드 스트리트 저널은 레드와인에 콜라를 섞어 마시는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2014년 9월 23일자 CNN 뉴스는 중국인들이 비싼 보르도 레드와인에 콜라를 섞어 마시는 것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중국인 와인 컨설턴트는 20년 전에 있었던 일이고 지금은 중국인들의 맛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레드와인을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는 것은 호주 중국 교민사회에도 널리 퍼져있다. 서양인들은 중국인들의 이런 와인 소비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중국인들은 맛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말한다.

솔직히 말해서 레드와인은 맛이 없다. 과일 향이 난다고 하지만 맛은 떫고 쓰고 톡 쏘는 와인도 있다. 이럴 땐 와인에 콜라나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화이트 와인도 마찬가지이다. 시고 맛이 없으면 설탕이나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면 새콤달콤한 와인으로 변신한다. 눈치 보지 말고 와인, 맛있게 마시자.







※유영재씨는 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교 와인 사이언스 박사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와인 품질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드니 동그라미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당신은 와인을 알고 있습니까!?’와 ‘와인이 알려주는 놀라운 건강 비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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