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여수·순천 10·19사건 특별법 발의와 의미

국민 관심과 성원 필요
희생자·유족 명예 회복
우성진<제2사회부장>

2020년 08월 18일(화) 19:30
"법사위 소속인 소병철 의원님이 앞장서 주시니 이번에는 우리들의 통한이 72년 만에 풀리겠구나 하는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유족들을 대표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지극한 마음으로 드린다."

이규종 여순항쟁전국유족회장,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자 이렇게 감회를 밝혔다. 이 유족회장과 더불어 '여순사건'으로 가슴에 한을 묻어 두고 있던 여수와 순천, 광양, 고흥, 보성, 구례 유족회원들도 가슴을 움켜쥐며 눈물을 훔쳤다. 여순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특별법이 지난 16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21대 국회 통과는 지상명제가 됐다. 피해지역 주철현, 김회재, 서동용, 김승남 의원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52명이 법안발의에 함께했다.

여수·순천 10·19사건은 1948년 정부 수립 초기 단계에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 '제주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이다. 이로 따른 혼란과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당하고 피해를 입었다.

여수·순천 10·19사건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인정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직권 조사하고 종합보고서를 통해 희생자들이 구제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국가에 권고했다.

하지만 당시 한정된 조사 기간과 관련 자료가 사라져 피해 신고접수와 사건에 대한 온전한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수·순천 10·19사건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 추가 신고접수와 진상규명 및 희생자와 그 유족의 명예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희생자와 유족들이 고령인 점을 고려할 때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

여기에 올 1월 여순사건희생자재심재판에서 재판부는 국가를 대신해 사과하면서,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 그 절차를 통해 구제받아야 한다고 최종판결문을 통해 적시했다. 여수·순천 10·19사건에 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 및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 희생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향후 합당한 권리행사와 국민화합에 이바지하는 게 법안 발의의 의미이자 유족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번 특별법에는 국무총리 소속의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설치, 여수·순천 10·19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평화 등 인권교육 실시, 희생자 및 유족의 복지 증진 및 법률지원 사업 지원, 치료와 간호가 필요한 희생자 또는 유족에게 의료지원금 및 생활지원금 지급, 여순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배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소 의원은 이 특별법을 발의하기 위해 유가족 대표 및 여순 관련 시민단체 관련자 등과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의견과 요구사항을 수렴했다. 이를 통해 이번 특별법에 유족회 대표들의 요구사항을 담았다. 재단지원 사업 중 하나로 법률지원 사업을 추가함과 동시에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희생자뿐만 아니라 유족에 대해서도 의료지원금 및 생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위령사업의 하나로 평화 등 인권교육을 포함시킨 것은 다른 과거사 사건 특별법과 차이가 있는 여순사건특별법만의 특징이다.

박병섭 여순사건 조사 연구자는 "법안의 조항이 대단히 세밀하고 구체적이며 동행 명령권과 같은 것은 정말 필요하다, 정말 고심을 많이 한 법안이다"고 평가했고 최현주 순천대 여순연구소장은 "5·18특별법이나 4·3특별법 등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잘 만들어진 특별법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여수시의회는 법안 발의 즉시 "30만 여수시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하루빨리 법이 통과돼 희생자와 유족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여순사건 홍보와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홍보 동영상 제작과 함께, 최초로 순직 경찰 유족이 참여하는 제72주년 합동 추념식을 개최해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여수·순천 10·19사건 특별법안의 국회통과를 위한 상서로운 여건은 충분하다. 지역민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아래 유족들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기대한다.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