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동부취재본부] 권동현 기자=순천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용역결과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공단 설립을 중지하고 용역비용을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민주노조)은 순천시가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지방공기업평가원(평가원)에 맡겨 실시한 ‘순천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가 조작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단 설립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현행방식으로 운영할 때 5년간 적자합계액을 17억원 부풀려 시설관리공단 운영 시 적자액보다 많게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순천시는 에코촌 유스호스텔 등 11개 사업의 ‘현행운영방식’과 ‘시설관리공단 운영방식’의 재정수지 효과를 비교 분석한 ‘순천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보고서’를 제출받았다.

평가원이 제출한 이 보고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순천시 11개 사업의 5년간 영업이익을 분야별로 분석해 비교했다. 이 중에서 수지개선 효과가 있는 에코촌 유스호스텔과 드라마촬영장, 시청사주차장, 문화건강센터수영장 등 7개 분야는 공단을 설립해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제안했다.

평가원은 보고서 전반부에서는 7개 분야 ‘사업별 운영수지의 합’을 53억9,600만원의 적자로 추정하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보고서 후반부 ‘전체운영수지 분석결과’에서는 적자예상액이 70억9,100만원으로 늘어나 있다. 전체운영수지는 사업별 운영수지의 합과 같아야 하는데 갑자기 17억여원이 증가한 것이다. 어디에도 증가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다.

평가원은 순천시가 공단을 설립해 운영하게 되면 적자를 60억2,700만원으로 분석했다. 평가원이 초반부에 산출한 현행방식의 사업별 운영수지의 합인 53억9,600만원의 적자보다 많은 액수이다. 공단을 설립해서 운영하는 것이 현행방식보다 6억3,100만원의 적자가 더 발생해 공단 설립은 타당성이 없어진다.

이에 대해 민주노조 관계자는 “전반부에 없던 17억여원이 갑자기 부풀려진 것은 공단 설립을 이미 결정해 놓고 짜맞추기식 연구용역을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순천시는 타당성이 없는 공단 설립을 즉각 중단하고 8,000만원 넘게 지급한 용역비를 환수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에 순천시 관계자는 “동일한 조건을 맞추려고 사업별 운영수지에 4급 공무원 1명과 5급 공무원 2명의 인건비 17억여원을 더해 전체운영수지를 산출했다”며 “민주노조의 주장은 해당 분석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판단된다”고 평가원의 답변을 토대로 말했다.

아울러 순천시는 주민공청회와 공기업심의위원회의 심의, 조례제정 등의 과정을 거쳐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