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산수와 서해 바다를 품은 영광은 아름답다. 굽이굽이 이어진 백수 해안도로는 황홀함 그 자체이며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조화를 이룬 가마미 해수욕장은 호남 3대 해수욕장 중 하나다. 불갑산 상사화의 빼어난 자태와 칠산타워의 짜릿함도 백미다. 그런 영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굴비다. 임금님 입맛도 살렸다는 굴비와 함께 무더운 여름을 영광에서 즐겨보자.



◇보리향으로 짠맛과 비린내 ‘뚝’

조기는 도울 조(助)에, 기운 기(氣) 자를 쓴다. ‘본초강목’등에도 기운을 차리게 도와주는 생선이라 칭하고 있다.

굴비는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일컫는다. 굴비 유래로는 고려 때 이자겸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고려 17대 왕인 인종 때 영광으로 유배 온 이자겸이 왕에게 염장한 조기를 진상하면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屈非)라고 했다는 설이다.

영광굴비는 간수를 완전히 뺀 천일염으로 조기를 켜켜이 재는 섶장 방식으로 만든다. 1년 이상 해풍에 말린 굴비를 통보리에 넣어 저장하면 굴비가 보리의 향을 받아들여 짠맛도 줄고 비린내도 준다.그게 영광을 대표하는 ‘보리굴비’다. 천일염을 뿌리는 섶장의 노하우와 법성포의 해풍, 일조량 등 자연조건이 한데 어우러져 맛이 뛰어나다

영광굴비는 법성포 칠산 앞바다를 지나는 참조기를 쓴 것을 일컬었다. 지금은 수온 변화 등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제주 추자도, 신안 흑산도에서 멀리 동중국해에서 잡히는 참조기도 영광굴비의 재료가 된다.

법성포 굴비의 거리에 가면 40여곳의 전문점에서 굴비를 맛볼 수 있다.



◇저렴하고 풍성한 백반

영광 굴비정식을 사 먹자니 1인당 2~3만원 이상이 넘는 가격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 영광굴비를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즐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어느 식당에서든 백반을 주문하면 굴비를 내어준다는 점이다. 가격도 7,000원~1만5,000원선으로 부담없이 영광굴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백반집에서의 메뉴 구성은 식당마다 차이가 있다. 매운탕과 굴비 그리고 몇 가지 찬이 나오는 곳이 있고 참조기와 성대, 보리굴비, 돌솥밥을 내어주는 곳도 있다.

보리굴비와 함께 나온 녹차 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잃었던 입맛도 돌아온다. 녹차 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고추장과 굴비, 찬으로 제공된 제철 나물을 넣어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어보자. 씹을수록 고소해 숟가락질이 멈추질 않는다. 이렇게 1차식사를 끝냈다면 솥밥 누룽지를 맛 볼때다. 갓 담근 김치와 보리굴비의 조화도 좋다. 보리굴비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성대는 촉촉하고 쫄깃하다. 참조기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끝에 따라오는 불향에 풍미가 한가득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집밥의 그리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굴비백반을 맛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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