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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 바다와 올망졸망 섬, 해질녘 붉은 낙조 황홀경

해남 화원반도 수로미산 자락 세워진 유일 육상 등대
1909년 건립...목포항서 외항으로 나가는 길목 이정표
일제의 대륙진출 야욕 아픈 역사...근대문화유산 지정
주말&-박재완의 발걸음 경계에서

2020년 06월 04일(목) 17:51
목포구 등대는 2003년 36.5m 높이로 힘차게 항진하는 선박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새롭게 건립돼 목포항을 입·출항하는 선박과 여객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해남 ‘목포구 등대’



◇일제가 꼽은 개항 적지

고종 28년(1891년) 일본의 이노우에(井上)참모와 시스타(室田)총영사는 민종묵(閔種默) 독판(督辦-교섭통상사무를 관장하던 지금의 장관급)을 찾아왔다.

그들은 “실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도변에 좋은 새가 많은데 그 새들을 사냥하여 외국에 소개하면 귀국이유명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사냥하는 과정에서 총을 쏘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위험할 뿐 아니라 놀라 넘어져서 부상까지 당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하니 사냥할 때마다, 멀리 금줄(禁繩)을 치고 붉은깃발을 꽂을 터이니, 그 안으로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도록 명령을 내려 주신다면 피차 좋을 듯합니다”라며 민 독판의 승낙을 받아낸다.

쾌재를 부른 그들은 이듬해 봄부터 금줄과 붉은 기를 꽂으면서 아무런 방해도 없이 부산에서 대구까지 불과 5일 만에, 또 서울까지는 달포만에 측량을 마친다. 대한제국과 청나라에 대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일본의 한반도 종단철도(부산∼신의주)건설 야욕이었다.

이후 일본은 청일전쟁 끝나자 한국의 개항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리고 1895년 1월 6일 일본 영사 이노우에는 기선을 타고 인천을 떠나 달포 동안 서남해안 샅샅이 뒤지며, 적합한 곳을 찾아내어 개항장을 찾기 위해 기록을 시작한다.

그들은 호남평야의 목포항을 눈독 들였고, 1909년 1월 해남 화원반도 수로미산(水老尾山) 자락에서 등대를 만들었다. 이름을 목포구(口)등대라고 정한다. 목포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의미였다.



해남 화원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목포구 등대에서 바라본 해질녘 붉은 낙조가 일품이다.


◇2003년 새 등대,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 16경

그렇게 목포항에서 외항으로 나가는 길목에 외국 어린이 인형극에 나오는 수수깡에 빨간 모자 쓴 모습의 등대를 만나게 된다. 목포구(口) 구(舊)등대는 화원반도 등대와 목포시 달리도 섬과 불과 600여m의 좁은 수로에 자리하고 있다. 2008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인 문화재자료 제379호로 지정됐다.

목포구 등대는 전국의 52개 걷기 좋은해안길, 해안누리길로 선정되는 등 자갈과 갯벌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해안을 접할 수 있다.

목포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배들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항로표지시설이며,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도 선정됐다.

목포구 등대는 애초 무인등대로 높이 7.2m로 세워졌으나, 오가는 선박이 많아지고 선박의 크기가 대형화가 되면서 1964년부터는 직원이 상주하는 유인등대가 됐다, 2003년 새 등대가 건립될 때까지 95년간 육지의 관문인 목포구의 이정표가 되어왔다.

2003년 12월 등탑 36.5m 높이로 힘차게 항진하는 선박을 형상화한 새 등대는 목포항을 입·출항하는 많은 선박과 여객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항로표지 원격감시 제어시스템’ 운영센터가 목포구 등대에 설치됨에 따라 2005년 4월부터는 단순한 등대 기능뿐 아니라 목포권 무인표지의 동작 상태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용자들에게 신속한 항로표지 운영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도 함께 수행, 해상교통 안전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화원반도 횡단, 환상의 코스

목포구 등대는 목포권 유인등대 중에서 유일하게 육지에 자리 잡고 있다. 등대를 가기 위해서는 차량을 이용, 목포에서 금호 방조제와 해남 화원반도를 횡단해 약 50분가량 소요된다.

오시아노관광단지에서 골프장 길목을 따라 7km 정도 가면 정겨운 농어촌의 풍경이 들어온다.

이후 해남 화원면 매월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되는데 5km 정도에 관광로와 매봉길 삼거리에서 목포구 등대로 갈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환상의 코스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시하(時河)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 등 신안의 다이아몬드 제도이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라도 내리치거나, 해질녘 붉은 낙조가 살포시 바다에 채색을 해주면 신비스러운 자연에 고개 숙어진다.

월래 마을에서는 주변 해안을 돌아볼 수 있는 데크도 설치돼 있고, 시원한 갯바람을 맞으며 산책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을 공터 바닷가에 쉬어 갈 수 있는 정자가 있는데, 그 곳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거나 담소를 나누어도 좋을 듯싶다.

여기서 1km 정도 거리에 등대가 있는데 승용차가 다니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등대의 뒷산은 화원지맥의 끝자락인 229m의 깃대봉이 매월리로 넘어가는 등산로다. 이곳 역시 남해안과 목포의 유달산, 항구, 금호방조제 등이 들어오는 전망이 좋다. 매월리에서 별암리까지 공사 중인 해안가를 걸으면 횟집이 즐비해 싱싱한 횟감이 유혹한다. 별암리는 한때는 돔 낚시터 유명했던 곳이기도 하며, 갈치 낚시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아직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화원면 소재지에서 오시아노관광단지를 거치는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등대까지도 화원에서 하루 몇 차례 운영에 그친다. 중간마다 군에서 관광용 자전거나 관광지를 다니는 셔틀을 운영하는 등 오시아노관광단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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