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성수의 뮤직 줌(2) ‘봄날에’ 얼마나 화사한 봄날인가를 보라… |
| 2020년 04월 02일(목) 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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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계절에 맞는 옷차림이 있는 것처럼 계절에 특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다. 이 맘때 나오는 봄동, 달래와 냉이, 취나물, 두릅, 쑥, 딸기 등은 봄의 산뜻한 향기와 각각의 선명한 색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도다리, 주꾸미 등도 봄 밥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계절 메뉴다.
위 식재료와 같이 건강하고,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봄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있다.
봄을 소재로 한 음악의 특징을 보면 봄철 음식과 같다. 마치 봄이 주는 생동감, 밝은 기운, 희망을 노래하듯 자연의 아름다움과 음악적 영감은 듣는 이에게 작은 파동을 전달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이맘때면 흔히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이 있다. 아무래도 제목이 주는 표제적인 느낌에서일까.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작품 24번 ‘스프링’, 슈트라우스의 봄이 오는 소리왈츠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흔한 음악은 뒤로 하고 오늘은 봄에 더 잘 어울리는 ‘옷’과 같은, 또 봄에 감상하면 더 낭만적인 봄 음악을 들어보자.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 1. 31 ~ 1828. 11. 19)는 초기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한 대표적인 작곡가로 600여 이상의 가곡을 작곡했고, 이중 마왕(Erlkonig), 송어(Die Forelle), 아베마리아(Ave Maria)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Die schone Mullerin), 겨울 나그네(Winterreise),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는 그의 3대 가곡집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곡 외에도 미완성 교향곡, 피아노 5중주 ‘송어’,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Der Tod und das Madchen), 피아노를 위한 즉흥곡집과 그가 죽기 한 달 전에 완성한 3개의 피아노 소나타(D.958~960) 등이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앞서 소개한 가곡들만큼 잘 알려진 노래는 아니지만 슈베르트의 가곡 ‘봄날에(Im Fruhling Op.101-1, D.882)’는 음악적 간결함과 담백함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하듯 ‘봄날’을 노래하고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봄날에’는 슐체(Ernst Schulze)의 시에 서정적인 피아노 반주를 붙여 봄날의 인상을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봄날에
나는 조용히 언덕에 앉았다.
하늘은 너무도 맑고,
바람은 봄날 첫 햇살이 비추는
푸른 계곡에 뛰노는 곳에서
오, 나는 너무도 행복했소.
너무도 부드럽고 가까이
그녀 곁에서 거니는 곳,
짙은 바위계곡, 푸르고 맑은 하늘이
깊이 보이는 곳.
그 하늘 속에 그녀가 비치네.
얼마나 화사한 봄날인가를 보라.
이미 그것은 꽃망울과 꽃송이에서 보이네.
모든 꽃송이가 내겐 똑같지 않네.
그녀가 꺾은 나뭇가지에서.
그 나뭇가지에서 꺾은 꽃들을 난 좋아하네.
꽃과 들처럼
이전의 모습이 아직도 그대로인 것들을 위해
태양은 여전히 밝고
여전히 생기에 차 있으며
푸른 하늘의 모습은 냇물에서 몸을 씻는다.
오직 의지와 변덕만이 변하며,
기쁨은 투쟁으로 바뀐다.
사랑의 행복은 과거로 날아가며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사랑만이... 오, 슬프도다.
오, 만일 내가 새라면
비스듬한 초목 위에 있겠소!
그녀를 위한 달콤한 노래를 부르리다.
여름이 다 가도록.
슐체는 ‘봄날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가운데 자신의 사랑을 추억하고 있다. 슈베르트는 봄날의 들뜬 자신의 모습을 때로는 침착하게 감정을 절제하듯이 푸른하늘, 봄바람, 계곡, 꽃, 냇물을 아름다운 가락으로 옮겨 오직 남겨진 사랑을 노래한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음악적 매력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음악적 표현에 과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표현해 내는 슈베르트는 마치 자신이 순박한 시골 청년이 되어 봄날에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슈베르트가 남긴 봄날을 들으며 우리에게 찾아온 봄날은 어떤 추억을 소환해 낼지, 또 기억에 남는 지난 봄날의 특별한 그리움은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회상으로 봄날을 기억할테지만 분명한 것은 올해의 봄날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늘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020년 ‘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있는 메시지는 분명히 기억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가벼워진 옷차림과 봄 향기 가득한 봄나물은 봄의 선물로 산과 들에 만개한 봄꽃은 우리가 누려야 할 행복이다. 비록 멀리 꽃 축제까지 가진 못하지만 주변에 있는 봄꽃을 찾아보고, 창밖으로 넘어오는 봄기운을 느끼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 이것이 슈베르트가 우리에게 주는 ‘봄날’의 또 다른 메시지가 아닐까.
/광주시립교향악단 운영실장
위 식재료와 같이 건강하고,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봄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있다.
봄을 소재로 한 음악의 특징을 보면 봄철 음식과 같다. 마치 봄이 주는 생동감, 밝은 기운, 희망을 노래하듯 자연의 아름다움과 음악적 영감은 듣는 이에게 작은 파동을 전달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이맘때면 흔히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이 있다. 아무래도 제목이 주는 표제적인 느낌에서일까.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작품 24번 ‘스프링’, 슈트라우스의 봄이 오는 소리왈츠 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흔한 음악은 뒤로 하고 오늘은 봄에 더 잘 어울리는 ‘옷’과 같은, 또 봄에 감상하면 더 낭만적인 봄 음악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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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 1. 31 ~ 1828. 11. 19)는 초기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한 대표적인 작곡가로 600여 이상의 가곡을 작곡했고, 이중 마왕(Erlkonig), 송어(Die Forelle), 아베마리아(Ave Maria)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Die schone Mullerin), 겨울 나그네(Winterreise),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는 그의 3대 가곡집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곡 외에도 미완성 교향곡, 피아노 5중주 ‘송어’,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Der Tod und das Madchen), 피아노를 위한 즉흥곡집과 그가 죽기 한 달 전에 완성한 3개의 피아노 소나타(D.958~960) 등이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앞서 소개한 가곡들만큼 잘 알려진 노래는 아니지만 슈베르트의 가곡 ‘봄날에(Im Fruhling Op.101-1, D.882)’는 음악적 간결함과 담백함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하듯 ‘봄날’을 노래하고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봄날에’는 슐체(Ernst Schulze)의 시에 서정적인 피아노 반주를 붙여 봄날의 인상을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봄날에
나는 조용히 언덕에 앉았다.
하늘은 너무도 맑고,
바람은 봄날 첫 햇살이 비추는
푸른 계곡에 뛰노는 곳에서
오, 나는 너무도 행복했소.
너무도 부드럽고 가까이
그녀 곁에서 거니는 곳,
짙은 바위계곡, 푸르고 맑은 하늘이
깊이 보이는 곳.
그 하늘 속에 그녀가 비치네.
얼마나 화사한 봄날인가를 보라.
이미 그것은 꽃망울과 꽃송이에서 보이네.
모든 꽃송이가 내겐 똑같지 않네.
그녀가 꺾은 나뭇가지에서.
그 나뭇가지에서 꺾은 꽃들을 난 좋아하네.
꽃과 들처럼
이전의 모습이 아직도 그대로인 것들을 위해
태양은 여전히 밝고
여전히 생기에 차 있으며
푸른 하늘의 모습은 냇물에서 몸을 씻는다.
오직 의지와 변덕만이 변하며,
기쁨은 투쟁으로 바뀐다.
사랑의 행복은 과거로 날아가며
오직 사랑만이 남는다.
사랑만이... 오, 슬프도다.
오, 만일 내가 새라면
비스듬한 초목 위에 있겠소!
그녀를 위한 달콤한 노래를 부르리다.
여름이 다 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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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슈베르트의 음악적 매력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음악적 표현에 과하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표현해 내는 슈베르트는 마치 자신이 순박한 시골 청년이 되어 봄날에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슈베르트가 남긴 봄날을 들으며 우리에게 찾아온 봄날은 어떤 추억을 소환해 낼지, 또 기억에 남는 지난 봄날의 특별한 그리움은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회상으로 봄날을 기억할테지만 분명한 것은 올해의 봄날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늘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020년 ‘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있는 메시지는 분명히 기억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가벼워진 옷차림과 봄 향기 가득한 봄나물은 봄의 선물로 산과 들에 만개한 봄꽃은 우리가 누려야 할 행복이다. 비록 멀리 꽃 축제까지 가진 못하지만 주변에 있는 봄꽃을 찾아보고, 창밖으로 넘어오는 봄기운을 느끼며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 이것이 슈베르트가 우리에게 주는 ‘봄날’의 또 다른 메시지가 아닐까.
/광주시립교향악단 운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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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