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개보수된 화장실

광주에서 유일하게 예술영화를 꾸준히 상영하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광주극장이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다른 매력으로 매니아층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광주극장은 최근 화장실 개보수, 굿즈 제작 등 다양한 방면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1935년 개관해 크고 작은 개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춘 광주극장은 현존하는 국내 유일 단관극장(한 개의 스크린만을 갖춘 극장)이다. 대자본을 앞세운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화려함에 비해 시설이 낙후되고 난방이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으로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아쉬움이 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광주극장은 지난해 11월, 관객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화장실 보수공사를 실시해 현재 깔끔한 모습으로 새단장했다.

화장실 보수공사는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고 추구하는 극장 취지와 걸맞게 ‘인본이 흐르는 공공디자인사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4년간의 도전 끝에 작년에 사업에 선정됐고, 극장 화장실을 장애인들도 불편없이 쓸 수 있도록 개선하게 됐다.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는 “광주시에서 좋은 취지로 진행되는 사업에 선정되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화장실을 제외한 다른 낙후된 공간 또한 개보수를 진행하고 싶지만 아직 현실적인 인력부족과 예산 등의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현재 ‘레트로’ 등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오래된 공간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점점 바뀌거나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중앙 정부나 영화진흥위원회 등을 통해 개보수 지원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나누고 있는 중이라는 김 이사는 “광주극장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의 편의와 편리가 해결되어야 극장도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도심인 충장로가 도심재생개발 등의 사업을 통해 오래된 것들은 정비하면서 시민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다면 자연스레 충장로에 남아있는 문화 자산들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또 “그렇게 이 일대가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광주극장 또한 좀 더 활성화되고 충장로의 문화발전소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굿즈’ 또한 최근 광주극장이 청년들에게 주목받는 아이템이다. 생각만 하다 여러가지 어려움 때문에 선뜻 추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김 이사는 “광주극장을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분들의 지지와 성원, 지원에 힘입어 굿즈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째 운영되고 있는 광주극장의 ‘굿즈’ 사업은 텀블러, 뱃지, 포스터, 에코백 등 종류도 다양하다. 굿즈는 광주극장 1층 로비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며, 상영 영화별 굿즈는 때에 따라 예매순·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광주극장은 올해 그동안 이어왔던 특별전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4월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몰락(2004)’ 등의 영화로 유명한 스위스 배우 브루노 간츠의 출연작을 14편 정도 모아 상영하는 ‘브루노간츠 특별전’을 시작으로 미국 독립영화의 대부인 ‘존 카사베츠 회고전’도 계획 중이다.

영화의 집 활성화와 관련된 질문에 김 이사는 “대·내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계속 이용하고 찾아주시는 분들은 종종 찾아오시곤 한다”며 “아무래도 평상시 항상 열어놓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관광객 유치나 자주 찾아올만한 장소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하겠지만, 영화의 집을 이용해 영화와 관련된 스터디나 인문기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활성화의 기준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광주극장의 인력부족과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집’이라는 공간에 맞게 지금처럼 영화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지현 수습기자

광주극장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광주극장 ‘굿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