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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평균 아줌마의 230km 마라톤 완주기

내 안의 상처를 털어내는 '자아찾기 레이스'

2020년 01월 21일(화) 18:00


<‘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



동네 한 바퀴도 제대로 뛰어 본 적 없는 대한민국 평균 아줌마가 250km의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했다. 일주일 동안 생존에 필요한 장비를 들고 달려야 하는 극한의 서바이벌 레이스로,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

사하라 사막에서 가장 격정적이고 격렬한 일주일간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차라리 사막을 달리는 건 어때’의 저자 임희선씨의 이야기다.

마라톤 대회는 무박 일정을 포함해 6박 7일 동안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230km를 달려야 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추방자들을 사하라로 내몰았다고 한다.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오기 힘든 ‘죽음의 땅’이기 때문이다. 가장 덥고 물 한 방울 없는 이곳에서 실제로 레이스 중 선수가 길을 잃어 열흘 만에 발견된 적도 있다.

저자의 레이스 참가 소식에 주변에서는 도대체 그런 곳을 왜 가냐는 반응이었지만, 그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털어내고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마음속의 상처를 끄집어냄으로써 모든 슬픔과 원망, 분노, 미움의 감정들을 넘어서 다시 일어서고 싶었던 것이다. 사막에서 모래언덕을 넘듯 삶의 고비를 넘고 상처를 떨쳐내야 새로운 방향의 길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컸다.

자신만의 이유를 품고 사막으로 간 저자는 타는 듯한 열기와 목마름, 찢어질 듯한 통증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수시로 들었다. 그가 힘들 때마다 세계 최강 마라토너들의 동지애와 따뜻한 배려가 저자를 일으켜 세웠으며 덕분에 함께 할 수 있음에 행복함마저 들었다.

거대한 모래 둔덕을 기어오르고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며 건져 올린 꿈과 희망을 보았고, 세상을 삼킬 듯 거친 돌풍에 한숨과 함께 날려버린 슬픔과 미움이 있었다. 때문에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누군가 지나게 될 사하라를 떠올리며 한 발, 한 발 걷고 뛰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분투하다 보니 그 끝자락에서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만나게 된다.

이제까지의 치열함을 내려놓고 바라보는 그곳의 풍경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사막의 평원을 바라보면서 원하는 삶을 떠올려보며 짜는 큰 깨달음을 얻는다. 인생은 멀리 앞만 보고 달려가는 대신, 매 순간 작은 용기를 보태 끝까지 가는 마라톤과 같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미쳤다”고 말하는 그곳에서 가슴 뛰게 하는 그 ‘무엇’을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고 그 길로 달려 나간다. 독자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저자와 함께 마라톤을 하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보람 기자         이보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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