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나주의 자그마한 ‘숨은 숲(죽설헌)’의 시공간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장으로 옮겨 왔다. 현실과 가상, 현실과 복제, 실재와 가상, 현실과 정보 등 혼합현실의 세계를 관객에게 체험케 하는 미디어 복합 예술이다.

미디어와 기술이 융합된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CC창제작센터와 Studio ART55(작가 홍순철)가 협업한 ‘검은 강, 숨은 숲-6 Senses’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1관에서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초연결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관람객들이 자연과 생명, 그리고 공간과 시간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예술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온전한 자기 자신만의 여섯 감각을 찾는 이야기가 작업의 내용이다. 자기 자신이 있는 ‘지금, 여기’를 새롭게 발견하는 데서 6 Senses 찾기는 출발한다. 모든 공간의 사물들은 시간 속에서 계속 변화한다. ‘숨은 숲’의 시공간 속 뭇 생명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본 자연과 생명의 모습들은 찰나의 시공간에서 일어난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찰나에 체험할 뿐이다.

관객들이 참여하고 있는 전시 현장의 풍경은 ‘숨은 숲’으로 생중계로 송출되고, 다시 ‘숨은 숲’의 풍경이 전시장으로 재송출되며 복합실재 시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숨은 숲’에서 벌어지는 생명 인드라망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인식하고 감각 상실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참여작가 홍순철은 “4년전 나주의 ‘숨은 숲’에 처음 들어갔을 때 강렬했던 체험이 생생하다”며 “모든 것을 새롭게 듣고, 보고, 냄새 맡고, 피부로 감각하며 이런 경험은 초연결 사회 시스템 속에서 감각이 얼마나 무뎌지고 각질화되었는지를 자각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는 외부와 연결된 ‘감각의 확장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진실로 ‘감각상실의 시대’ 에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다양한 시공간이 혼재된 현실이 지금 실재하는 세상이며, 혼재된 시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 온전한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어떤 시공간과 조우하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도록 길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홍순철 작가는 서울 출신으로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0년대부터 미술작가로 활동했다. 영상과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방송과 영화, 다큐멘터리 감독과 미디어 설치 미술가로 활동 중이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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