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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후의 자동차로 유럽여행 2부/ 영원한 관광대국 이탈리아를 탐하다<18> 세계 3대 미항 나폴리와 카프리섬

비극의 폼페이, 성적 유희 보여주는 유물 가득

2019년 12월 05일(목) 14:50
카프리 행 선착장에서 바라다본 좌측의 누오보성과 멀리 언덕위의 산엘모성.
박물관 모태가 된 곳 평가 국립고고학박물관
알렉산더·헤라클레스·파르네제의 황소 눈길
카프리 섬, 나폴리와 쌍벽 이루는고급 휴양지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은 박물관의 모태가 된 곳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비극의 폼페이를 품은 곳이니 그만큼 유명한 곳이다. 그 곳 비밀의 방에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폼페이 시대의 성적 유희를 보여주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그 시대에는 출산율 증가를 유도할 목적으로 성적인 환상을 자극하는 분위기를 허용했고 성적 노리개 등도 다양하게 존재했다. 벽화도 포르노 성격이 많을 뿐만 아니라 현관 손잡이 등 일상생활 용품에도 성적인 요소나 디자인을 가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점으로 인해 로마는 성적 쾌락추구의 극대화 때문에 망했다고 윤리주의자들은 말한다. 로마시내의 카라칼라 대형 목욕장에서 이루어진 타락과 일탈 때문에 로마는 정신적으로 무너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귀족에 의한 라티푼디움이라는 토지의 독과점으로 인한 불만과 빈민의 양산, 그리고 국가 시스템의 붕괴로 인해 망한 것이 정설이지만.

국립고고학박물관의 알렉산더 대왕의 전투장면 묘사도는 가장 유명한 로마시대의 모자이크 그림이다. 5.82x3.13m의 대형 모자이크는 기원전 333년에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3세와 이수스에서 벌인 전투를 묘사한 사실적인 그림이다.

로마나 폼페이에서 발굴된 목욕탕의 모자이크 그림은 투박한 데 비해 이 그림은 너무나 세밀하여 기마대의 역동적인 장면을 잘 보여준다. 왼쪽에선 기마병을 이끌고 진군하는 그리스 군대가 묘사되어 있고 우측에는 페르시아 군단이 맞서고 있는 장면인데 다양한 색의 돌을 사용하여 명암을 살리고 자세하게 묘사하여 입체감을 살린 수작이다.

그래서 이 그림은 알렉산더 대왕의 업적을 기릴 때 종종 텍스트에 소개된다. 이 전투에서 대왕이 패배했다면 헬레니즘 문화는 역사에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리스·로마문화가 역사상 개화하는 일도, 그 이후 서양문화가 전 세계를 압도하는 역사적 사실도 없을지도 모른다.

국립고고학박물관에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인 헤라클레스의 조각상도 있다. 그리스 신 가운데 으뜸인 제우스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2번의 시련을 이겨내는 영웅인데 자신의 몽둥이에 기댄 채 쉬고 있는 전신상을 대리석으로 조각했다. 강인한 육체의 근육질과 번민이 잘 표현된 얼굴 표정은 수작이 아닐 수 없다. 고대 그리스시대의 청동상을 대리석이 풍부한 로마에서는 돌에 새긴 모사품이다.

이곳의 또 하나 걸작품은 ‘파르네제의 황소’라는 황소 조각상이다. 이것도 세밀하게 조각되어 황소가 날뛰는 광경을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청동상을 대리석상으로 모사했을지라도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본 원고에서 고대유물을 언급하다 보니 폼페이 여행편을 함께 묶어서 고대 문명과 문물이란 주제를 살릴까 했지만 카프리 섬 여행이 일정상 앞서니 카프리 편을 먼저 다룰까 한다.

나폴리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 고급 휴양지인 카프리 섬은 나폴리 항구에서 남쪽으로 배를 타고 한 시간 가량 건너가야 한다. 나폴리 만을 남동쪽으로 빙 돌아 소렌토까지 간 다음에 거기서 도선하면 훨씬 더 가깝지만 대부분의 여행객의 거점은 나폴리이니 나폴리에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카프리 섬의 항구인 마리나 그란데.
많은 여행객이 일정상 나폴리를 끝으로 햇살이 눈부신 이 지역 여행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4반세기 전에 이곳에 왔지만 카프리는 꿈꾸지 못했다. 물론 소렌토도 언감생심이었다.

간밤에 야경으로 우람하게 신비한 자태를 드러냈던 누오보 성 인근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낮에 보는 이 성채는 각광을 받는 야경과는 달리 독특한 성곽 구조가 그 위용을 자랑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페리가 항구에서 멀어질 때 누오보의 크기가 작아지기 시작했고 시내 언덕의 산엘모 성채도 낮아지기 시작했다.

겨울햇살도 눈부신 지중해를 우리의 유람선은 하얀 포말을 만들며 쾌속으로 질주했다. 나폴리 항구의 서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나지막한 반도가 이색적이었다. 아하, 저렇게 긴 반도가 나폴리 항을 밖으로 감싸고 있구나! 항구 자체도 아주 기다란 방파제를 갖고 있는데 햇살이 바닷물에 반짝이며 윤슬을 보여주는 것은 이렇게 지형적인 특성이 작용하는구나! 우측에선 베수비오 화산이 높다란 장벽을 이루어 바람을 막아주니 이런 천혜의 항구가 어디에 따로 있을까 싶다. 이제는 휴화산으로서 오랜 휴식을 취하는 베수비오 화산의 능선도 선상에서 바라볼 제 이국적인 풍광으로 인상적이었다. 폼페이를 삼킨 화산재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면서 산 정상의 둥그런 능선이 함몰된 광경은 과거의 슬픔을 반영하고 있었다.
/동신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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