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동부취재본부]이주연 기자=보성군 회천면 일대에서 최근 2년 사이 갑자기 암 환자가 늘고 있어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에서 발생한 '집단 암 환자 발병'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지자체 차원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보성 회천면 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50~6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 올해 5명, 지난해 1명 등 최근 2년새 6명의 주민들이 암 판정을 받았다.

700여명이 거주하는 회천면 일대 3개 마을에서 췌장암 2명, 간암 2명, 직장암 1명, 구강암 1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100여명 거주하는 한 마을에서 3명이나 암이 발병했다.

이들은 대부분 감자, 쪽파를 재배하고 있는데, 지역 주민들은 유기질비료를 많이 사용하는 작물의 특성상 발암물질 성분 등이 흘러들어 먹는 물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이들 마을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발효가 덜 된 퇴비를 사용해 1년 중 한 달 동안은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악취에 시달리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장수촌으로 불리는 곳에서 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주민은 "마을 지하수를 상수도로 이용하고 있는데 지난 2016~2017년 사이 가뭄 이후 수질검사에서 기준치 9배 수준인 비소가 검출된 적이 있다"며 "이후 보성군청에서 비소 정수기를 설치해 수질이 개선 됐지만 주변의 농지 규모도 크고 농약 및 제초제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여러 방면으로 자세한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보성군 보건소 관계자는 "마을 주민 한명이 음용수 또는 비료가 원인인 것 같다는 문의를 했다"며 "3개 마을 700여명 중 6명이 암이 발병했는데 단일 암이 아니고 서로 다른 암 종류라서 단정 짓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마을들에는 지방 상수도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마을별로 상수도를 따로 쓰는 지역"이라며 "다른 면 단위에서도 10명 정도 암이 발생하는 등 마을 자체가 암 발생 비율이 높지 않지만, 주민들이 궁금해 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료를 취합, 전남지역암센터에 문의를 해 놓은 상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