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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을 담는 이별의 박물관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2019년 10월 15일(화) 18:24
[ 전남매일=광주 ] 이보람 기자 = “아픈 기억은 모두 이별의 박물관에 맡겨두세요”

잠시라도 존재했던 세상의 모든 연인들을 위한 박물관인 ‘이별의 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가 출간됐다. 이 책에는 박물관 설립자 올린카 비슈티차와 드라젠 그루비시치가 직접 선별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애틋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2006년, 크로아티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전시가 열렸다. 사랑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기념하는 것처럼 ‘이별’을 기념하는 전시였다. 4년간 사귄 연인이었던 올린카 비슈티차와 드라젠 그루비시치는 사랑이 끝나고 남은 물건들의 처분을 고민하다 이별 보관소를 만들기로 한다. 그들에게 이 방법은 남겨진 물건들을 폐기하거나 내 것과 네 것으로 나누는 것보다 훨씬 괜찮고, 순간의 파괴적인 감정에 휩쓸려 인생의 소중한 추억을 도려내는 것보다 나은 해법으로 느껴졌다. 그들은 이 보관소에 ‘이별의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은 선박용 컨테이너 박스에 전시된 마흔 점의 물건들로 시작된 이별의 박물관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일으키며 유수 언론에서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전시’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의 도시에 초청돼 성공적으로 전시를 개최했다.전 세계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별을 상징하는 물건과 그에 얽힌 사연을 보내왔고, 이별의 박물관은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으로 모든 헤어진 연인들의 망명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별의 박물관에 전시된 각각의 물건과 사연 들은 그리움과 슬픔, 애틋함, 연민, 분노, 사랑 등 다채로운 감정의 결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관계를 다시금 떠올려보게 한다. 이제 이 전시는 한 권의 책이 되어 우리에게 인생의 그리움과 희망을 고스란히 전한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는 모든 걸 바쳐 사랑한 연인과의 이별, 반평생 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와의 이별, 늘 애증의 관계였던 부모님과의 사별, 벗어버리고 싶었던 과거의 나 자신과의 이별까지 다채로운 저마다의 이별 경험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이별담 중 나쁜 기억은 지워버리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다. 이별은 헤어진 연인에게 고통을 남기겠지만 모든 것을 딛고 일어서 새롭게 인생을 살아갈 힘을 준다. 아무리 짧더라도, 먼 과거의 일일지라도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됐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자고 말하며, 이별을 맞이하는 법에 서툰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과 이별의 기적적인 가능성을 전달한다.

이 책에는 인생의 그리움, 희망이 가득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이별담을 읽고 나면, 이별이 꼭 사랑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 올린카 비슈티차는 “인생을 망가뜨리거나 새롭게 빚어낼 힘이 있는 이별을 공식적으로 기념하자”고 말한다.

놀. 376쪽. 1만6,000원.
/이보람 기자         이보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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