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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후의 자동차로 유럽여행 2부/영원한 관광대국 이탈리아를 탐하다<11> 볼로냐

천년 쌍탑과 붉은 지붕 가득 이색도시

2019년 09월 19일(목) 15:55
볼로냐의 명물 트윈타워.
베니스와 피렌체 사이 위치

볼로네제 파스타의 고향

대표적 명물 볼로냐 타워

볼로냐는 어지간한 매체나 상세한 여행안내서가 아니면 주요 이탈리아 여행지 축에도 들지 못한다. 그 유명한 물의 도시 베니스와 꽃의 도시 피렌체 딱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니 눈에 띄기 어려울 수밖에.

쉽게 말해서 관심권 밖의 군소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사방에 볼거리가 많고 갈 길이 먼 외국 관광객 입장에서도 굳이 볼로냐까지 여행일정에 넣기가 쉽지 않다. 축구팬이라면 볼로냐 FC팀 때문에, 미식가라면 볼로네제 파스타의 고향이니 인지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자동차가 있으니 길따라 가는 길에 이 곳을 놓치지 않았다. 우리가 누린 자동차 주행의 편리성 이면엔 큰 위험부담이 있었다.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진입금지 지역에 들어간 까닭에 여행후 큰 돈을 벌과금으로 물어내야 했다. 하여간 이 세상에서 렌터카로 돌아다니기에 가장 위험한 도로가 이탈리아 전역에 널려 있다. 대도시, 소도시 할 것 없이 현지 주민이거나 호텔 이용자가 아니면 된통 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베니스에서 두 시간을 남으로 달려 도착했다. 가장 대표적인 명물이 볼로냐 타워 또는 쌍탑(twin tower)이니 그 곳을 첫 목표로 삼았다. 12세기에 건축되었는데 이 도시의 랜드마크이며 전망대에서는 도시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900년이나 버틴 벽돌탑이라 여러 군데를 강철로 둘러 붕괴진행을 저지하고 있는 점이 외관상 특징이다.

그런데 탑 근처에 대기하는 관광객이 인파를 이루어도 이들 인파 안쪽에서 매표소는 찾을 수 없었다. 물어보니 꽤 떨어진 곳에서 표를 구해 와야 했다. 편의성과 접근성을 고려하는 우리네 상식과는 맞지 않는군…. 하여간 사전 인터넷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거리를 빙 돌아 매표소가 있는 도시 중심부의 마조레 광장을 찾아갔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군 한쪽 구석에서 물어물어 찾아가 현장구매를 할 수 있었다.

그 높은 곳까지 나무 계단으로 오르는 ‘쌍둥이 탑(Twin Tower)’은 계단이 매우 좁고 가팔라서 1인씩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그것도 천천히. 그러나 힘들게 오르고 나면 도시의 전경이 일망무제로 눈앞에 펼쳐진다. 황토빛 지붕들로 연결된 건축물들의 매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그렇게 도시의 황색 파사드가 겨울철 회색빛 하늘 아래서도 선명하고 환상적일 수 있는지….

트윈타워에서 조망한 볼로냐 시내 모습. 우측에 산페트로니오 성당과 마조레 광장이 보인다.
두 번째 명소는 산페트로니오 성당인데 마조레 광장의 서편에 위치해 건물의 정면을 광장에 군집한 여행객에게 보여주고 있다. 지상에서부터 1/3까지의 높이는 아름다운 분홍 대리석 외관인 반면 그 위쪽은 칙칙한 색깔의 벽돌 외관이라 독특했다. 미완성된 벽돌 건축물이라나? 하여간 도시의 대표 성당이라 내부엔 각종 예술품들로 가득 찼다고 한다.

세 번째 명소는 광장 서북쪽 코너의 넵튠 분수로서 넵튠의 조각상인데 어찌나 사실적인지 그 디테일을 눈여겨 볼 수 있다면 황홀한 감동을 받게 된다. 기단 네 모퉁이엔 풍만한 젖가슴을 스스로 만지고 있는 인어상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네 번째 명소는 장방형의 널찍한 마조레 광장 자체다. 광장 주변을 둘러싼 길다란 건물의 바깥 도로변 쪽으로 설계한 회랑도 이색적이고 전차 전깃줄이 대로상 공중에 거미줄처럼 널브러진 것도 이태리에선 유별났다.

산페트로니오 성당
볼로냐에서 산마리노 공화국으로 가는 길에 루비콘강 교통표지를 만났다. 그 유명한 강이 실개천에 불과하자 의문을 갖고 본류를 찾아 나섰지만 헛수고였다. 인근에서 다시 찾은 루비콘 강도 여전히 도랑에 불과했다. 루비콘강은 로마의 역사를 갈라놓은 분기점이 되었는데 어찌 이런 혼란을 주는 것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루비콘강은 이태리 북동부에서 동쪽 아드리아해로 흘러들어가는 작은 강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로마 공화정 말기에 속주(屬州)인 알프스 내륙 쪽 갈리아주와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처럼 진행된다.

폼페이우스와 한 편인 로마 원로원이 갈리아에 있던 카이사르에게 군대를 해산하고 로마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BC 49년 1월 카이사르 장군(BC 100∼BC 44)은 폼페이우스를 추대한 원로원을 격파하기 위해 군사반란을 일으켜 로마로 진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로부터 2,000년 후에 군사정변이 일어났다. 그 주사위는 운명을 걸고 건넌 한강에 던져졌다.

그리스의 후기 희극시인 메난드로스의 시구에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런 외침과 함께 카이사르는 루비콘강을 건넜다. 그래서 유명한 고사를 남겼다.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도 그 표현을 결정적인 순간을 뜻하는 말로 널리 사용한다.

그 옛날의 고사 이후로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말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말하거나 후퇴 없이 앞으로 밀고 나가야만 하는 상황’을 뜻하는 전 세계적인 표현이 되었다.
/동신대 호텔관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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