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전통 공예와 현대미술이 만났다

조각과 공예의 접점에서 만나는 동시대미술
문화전당 ‘공작인: 현대조각과 공예 사이’전

2019년 09월 08일(일) 15:58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공작인: 현대 조각과 공예 사이’ 참여작가들이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혜규, 부이콩칸, 솝힙 피치, 김성원 전시예술감독, 매슈 로네이, 인슈전, 팔로마 파르가 바이스.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도구로서의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에서 유래한 ‘공작인’을 소재로 ACC가 도구로서의 인간을 동시대 미술로 풀어냈다. 국제미술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서도호, 양혜규 등 국내외 대형 작가 14명이 대거 참여해 전통적 공예기법과 현대미술의 만남을 선보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아시아문화원(ACI)은 지난 5일부터 ‘공작인: 현대조각과 공예사이’를 오픈했다.

이번 전시는 국제 미술현장을 주도하는 강서경, 김범, 서도호, 양혜규(이상 한국), 부이콩칸(베트남), 류웨이(중국), 인슈전(중국), 마이-투 페레(스위스), 솝힙 피치(캄보디아), 매슈 로네이(미국), 토마스 슈테, 로스마리 트로켈, 팔로마 파르가 바이스, 클라우디아 비서(이상 독일) 등 14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했다.

전시는 최근 20여 년 동안 현대조각의 다양한 실천들 가운데 수공예적 기법이나 공예적 재료를 사용하는 조각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시에서 ‘공예적 요소’는 현대 조각을 색다르게 읽을 수 있는 키워드로 작동한다.

14명의 작가들은 공예적 요소들을 지역적 특색, 글로벌리즘, 사회정치적 이슈, 역사 의식에 대한 문제제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들은 공예를 주제로 보다 확장된 의미의 사회·문화·정치적 맥락을 탐구하고, 장인적 완성도, 전통적 특성과 앞선 기술을 통해 오늘날 조각 실천에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매슈 로네이 작 ‘안과 밖 그리고 안과 밖, 다시’


가벽 없이 뻥 뚫린 넓은 공간인 문화창조원 복합 3관 입구에 들어서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천정에 매달린 서도호의 대작 ‘서울 집/서울 집/가나자와 집/베이징 집’이다.

패브릭 건축 조각 작품들로 잘 알려진 서도호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작품인 가로 14미터의 집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설치 기간만 일주일이 걸린 작품이다. 작가 본인이 살았던 한옥, 로드아일랜드, 베를린, 런던, 뉴욕의 집들을 그대로 복원한 것으로 기억과 이주, 집, 정체성들에 대한 탐구를 담았다.

중국 작가 류웨이는 소가죽으로 만든 ‘커다란 개’로 폐허적인 도시 환경을 보여준다. 정치권력에 대한 풍자적 작업을 해 온 류웨이는 이번 작업에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건축물을 만들어 강력한 고요함의 표면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중국 여성작가 인슈전의 ‘무기’는 헌옷 등 일상적 소재를 수집해 사용한 설치조각으로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 설치작이다. 공중에 매달린 작품 각각의 끝에는 날카로운 칼이 달려있어 혼돈과 불안감을 표현한다.

캄보디아 작가 솝힙 피치는 캄보디아에서 구할 수 있는 대나무, 라탄, 삼베, 밀랍 등과 같은 소재를 활용해 추상 조각작품 ‘고난’을 제작했다. 가족들이 난민이 돼 1984년 미국으로 이주해 자란 작가는 2002년 캄보디아로 돌아가 현지 소재 재료들로 작업을 시작하며 호평을 얻었다.

복합 4관 전시는 3관과 달리 가벽면이 설치돼 각각의 작품들을 구분하고 있다.

토마스 슈테의 ’정원 요정들‘은 유약처리한 개당 300kg이 넘는 세라믹으로 가족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형상화 한 작품이다.

서도호 작 ‘서울 집/서울 집/가나자와 집/베이징 집’
양혜규 작가는 주술적 컨셉의 벽지와 오브제 작업 5점을 선보이며, 통제할 수 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 장소, 인물, 경험을 ‘순간 이동의 장’으로 제시한다.

강서경 작가의 작품들은 조선시대 전통 악보인 정간보의 그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삼아 오늘날 개인이 사회와 맺는 관계속의 여러 조건들을 고찰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마이-투 페레, 매슈 로네이, 로스마리 트로켈, 클라우디아 비서, 김범 등 색다른 작품들은 공예적 요소가 현대 조각을 재정의하고 재창조하는 키워드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아시아문화원 전시예술감독은 현대 조각 실천을 읽는 키워드로 ‘공예’를 선택한 것에 대해 “최근 20년간 현대조각 흐름을 서베이 하다 수공예적 기법이나 공예적 재료를 사용하는 조각 작품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현상에 주목했다”며 “공예는 친숙하다. 공예와 현대조각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작품 안에 어떻게 녹아있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

/이연수 기자

양혜규 작가 작품 전시 전경.
#2019090801000293400009542#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