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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후의 자동차로 유럽여행 2부/ 영원한 관광대국 이탈리아를 탐하다<7> 로마 북부 오르비에토의 기적

아담한 도심 가운데 우뚝 솟은 두오모

2019년 07월 25일(목) 19:35
오르비에토 두오모의 정면 입구.
가이아 분수의 가이아 여신상 조각


도처에 황토빛 건물 시에나
세계의 아름다운 광장 캄포
피사의 사탑 등 관광 명소


작고 아담한 도시 오르비에토는 관광명소이다. 이 작은 도시에 단연 빼어난 명소는 웅장하게 도심 가운데 솟아있는 두오모이다. 군소도시에서 거창한 공사를 하려다 보니 300년이 소요되었고 시대에 따라 다양한 건축양식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앞쪽은 분명 뾰쪽탑이 하늘을 찌르는 듯한 고딕식인데 전체적으로는 로마네스크 양식이란다.

하여간 이 두오모는 1263년의 볼세나 성체기적을 기념하기 위해 건축되었다. 성당의 미사에서는 성체성사라 하여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빵과 포도주를 먹은 의식이 있다. 이 때 빵은 예수의 살이고 포도주는 예수의 피를 상징한다.

그런데 중세에 이런 의식에 의심을 품은 프라하의 베드로 사제가 신비한 기적을 체험하였다. 빵과 포도주가 살과 피로 변하는 기적이었는데 당시 빵을 덮은 하얀 천에 피가 묻은 것이다. 그래서 그 천을 성체포라고 하고 이 두오모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청동 부조상이 입혀진 정면의 거대한 문과 문 주변의 장엄한 대리석 장식도 보는 이의 경외심을 절로 야기한다.

다음은 피사와 피렌체 가는 길에 들린 시에나. 날이 어두워 그 곳 아테나호텔에서 일박했는데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는 도시란다. 시에나라는 말은 ‘오래된’이란 의미라고 한다. 기원전 900년경 토착민이 살았던 고원지역이며, 황토빛 건물이 도처에 널린 시에나의 모습은 도시 전경을 그린 그림에서 너무 또렷이 반영되고 있었다.

이곳의 캄포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는데 전 세계의 유명 광장들과는 달리 원형이나 방형이 아니라 부채꼴 모양이라서 눈여겨 보았다. 그러나 인간의 한정된 시야로는 넓은 광장이 선상형(부채꼴)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한 눈에 보기에도 광장이 비스듬한 경사를 이룬 게 독특했다. 어찌 광장이 경사를 이룰까? 그렇담 배수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이점이 있군!

광장 한쪽엔 푸블리코 궁전과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02미터 ‘만자’의 탑이 있어 경관미를 더했다. 이 궁전은 시에나의 황금기에 해당한 1297년부터 건설에 들어갔는데 시에나의 행정청인 9인위원회의 정부청사 목적이었다. 그런 전통은 아직도 유지되어 일부는 시청사이다. 건물 다른 부분도 공공의 목적인 시립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품들이 다수 보관되어 있고 특히 중세시대의 세계지도는 일품이라고 한다. 지리학에 관심 있다면 반드시 들려야 할 필수코스가 아닐 수 없다.

광장 위쪽, 즉 높은 쪽에 위치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분수’는 가이아가 생명력이 있는 지구 자체이기도 하니 그 명칭이 새삼스러웠다. 지구 자체가 복잡하고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성하므로 살아있는 생명체나 다름없고 이로 인해 가이아 가설을 제시한 것이라는 과학 다큐멘터리를 관심있게 시청한 적이 있었다. 가이아 분수의 연못 테두리에는 가이아의 여신상이 풍만하게 조각되어 둘러 있다.

원래 이 곳 광장은 재래시장이었지만 1349년에 광장으로 용도변경이 되었다. 이 곳에서는 민주제도도 잘 발달하여 9인 위원회의 정치체제를 도입했는데 이를 반영하여 광장도 9등분하였다고 한다. 광장의 부채살 모양의 구획선이 바로 그건가 보다. 한편 신앙심 깊은 중세 사람들은 9개의 구분이 성모 마리아의 망토 주름을 상징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이 광장이 더욱 유명하게 된 것은 중세에 조성된 이래로 시에나의 역사와 전통이 이 곳에 알알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도도히 흘러도 이 광장의 매력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이 곳에서 시에나의 주요행사나 이벤트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자랑이고 사랑이니 광장의 매력이 시들 이유가 없으리라. 여름엔 말을 타고 광장을 달리는 팔리오축제(Palio Festa)가 유명하단다.

시에나 관광후 바로 북진하면 피렌체이지만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을 놓칠 수 없어 북서쪽으로 향했다. 중간에 아름다운 탑의 도시 산지미냐노가 있지만 부득이 생략해야 했다.

57m나 되는 피사의 탑은 근처에 접근할 때까지 눈에 띄지 않아 의아했는데 높은 담벼락에 가린 탓이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한다는 사탑은 그 아래에서 쳐다보는 높이가 아찔할 정도로 웅장했다. 5도밖에 기울어지지 않았다는데도 그 아래에 서니 공포와 전율을 느낄 정도로 위험해 보였다.

그래서 비도 오는 날이라 세계문화유산이라도 꼭대기에 오르기를 포기했다. 대신 바로 옆에 위치한 두오모 광장의 풀밭을 따라 거닐며 비에 젖은 두오모의 특별한 건축양식을 관조했다. 즉석 구입한 콜로세움과 피사의 탑이 인쇄된 우산은 유용했다.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도 일품이지만 그 옆의 별도 건물인 돔 형태의 세례당도 이색적이다.

피사는 항구도시도 되니 부러 바닷가를 찾았다. 방파제를 대리석으로 구축했고 부서진 하얀 조약돌은 모두 대리석이라 깜짝 놀랐다. 이곳에서 해안선을 더 북상하면 그 유명한 해안가 절벽마을 친퀘테레가 있지만 다음을 기약할 밖에…. 또한 그 근처에는 인공위성에서도 보이는 2,000년간 채석한 대리석 광산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만 일정상 가볼 수 없었다. 보름 일정으로 이탈리아의 모든 것을 다 보려고 해선 안 되지….

/동신대 교수·호텔관광학과

피사의 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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