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6월 29일 창간한 전남매일은 독자들에게 광주·전남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결같이 독자의 곁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열정이다. 이제 서른이 된 전남매일은 ‘30년의 동행 100년의 약속’의 슬로건을 걸고 새로운 도약을 하려 한다. 전문가들은 신문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 종이신문 제작의 틀을 깨고 다양한 채널 구축·콘텐츠 개발 ▲주민참여 유도 등을 통한 독자 신뢰회복 ▲기자의 전문성 향상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토대로 전남매일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점검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 지역 대표 언론사로 뿌리내리고자 한다.



◇◇신문의 위기

언론은 권력비판과 공공논의 등의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기구였다. 공동체적 운영과 민주사회 발전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로 독점해왔다. 하지만 라디오·TV·통신 등 매체의 다양화로 광고매출과 신문판매 위기가 찾아오면서 경영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전문가들은 신문 위기 돌파구로 전문성과 타 매체와의 차별성, 그리고 신뢰회복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지난 3월 대구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 ‘디지털 퍼스트 구현을 위한 시스템 활용방안 기술세미나’에서도 종이신문의 하락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페이퍼신문 주 연령대는 50대로 전체 26.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40대가 19.5% 60대 이상이 19.5%였다. 반면, 디지털과 인터넷 매체 등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종이신문 이용률은 낮았다. 30대가 14.6%, 20대 14%, 18세 이하는 5.8%의 분포를 보였다. 뉴스 의존현황 매체 또한 디지털 매체가 절반인 50%를 차지했으며, 다음이 TV 44%, 종이신문 5%, 라디오 1%를 차지해 신문의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소통 강화와 전문화로 신뢰성을 회복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류한호 광주대학교 교수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발달로 인해 10년 내로 종이신문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면서 “4차산업에 맞춰 개개인이 독자를 상대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태 호남대학교 교수는 “매체가 다양해지다 보니 광고시장은 좁아지고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기자들에 대한 처우도 열악해져 인력부족 현상까지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면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기자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회복하기 위한 언론 의식제고 및 국민과의 소통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분석적·심층적 취재를 지원할 수 있는 취재 전문연구팀을 설치하는 등 콘텐츠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 추구 방향

신문 구독자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언론매체로서 영향력이 저하되고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독자가 만드는 신문’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드는 신문’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광주지역 언론사에서도 시민기자단을 꾸려 기사를 작성해 싣고 있다. 기고 형식에 그치지 않고 더 넓은 형식의 시민기자 참여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기태 호남대학교 교수는 “과거에는 기자가 본 것이 곧 뉴스라는 말이 공존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기자가 안 보면 일반인이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다수의 언론사가 기고 형식으로 시민들에게 기사를 받고 있다. 이건 좁은 의미로 본다”면서 “5·18단체 및 환경단체 등과 함께 기획취재를 해서 기사를 작성한다거나 더 나아가 언론사 간 협업으로 취재해 기사를 작성하는 방법도 좋은 방안인 것 같다”고 제시했다.

신문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독자와 매체, 독자와 독자, 매체와 매체 간 소통을 확대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김옥렬 광주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보도자료 위주의 기사작성에서 벗어나 독자층의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기사를 많이 발굴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저널리즘 본질에 충실해 지역이슈와 갈등, 독자들이 궁금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보도한다면 돌아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외에도 ▲청소년이 뽑은 좋은 기자상 ▲독자커뮤니티 활성화 ▲신문과 함께하는 봉사단 등을 통해 독자와 소통을 강화해 신뢰회복과 관심을 이끌어 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류한호 교수는 “신문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다. 지난 2010년 뉴욕타임즈 인쇄부수는 120만~130만부에 달했다. 2017년 기준 40만~45만부로 줄였다”면서 “ 대신 디지털신문과 콘텐츠 다양화에 눈길을 돌렸다. 미국 또한 쿡방·먹방이 유행이다. 이런 독자들의 유형을 파악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사 구독 또한 일주일 1~2달러로 바겐세일을 하는 등 관심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기태 교수도 “처음엔 무료화로 공신력을 높여 나가는 방향으로 나가야 될 것이다”며 “단순히 종이 신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SNS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기자들의 재교육도 중요하다. 과감하고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면서 “뉴스가 한번 생산되면 지면으로만 싣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다면 전남매일도 광주에서 전국으로, 전국에서 세계로 뻗어 나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나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