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동부취재본부] 우성진 기자=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사후활용 방안과 관련해 최근 박람회장 부지 민간매각설이 나오면서 민주당을 포함해 여수지역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수시를 포함해 지역 일각에서는 민간 투자유치를 통해 박람회장 활성화 방안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여수시의회와 시민사회는 공공적 활용 방안이 우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직후부터 박람회장 사후활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 제안활동을 펴고 있는 여수선언실천위원회 임영찬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여수세계박람회장의 민간매각설이 드러나면서 여수지역 민간, 특히 박람회장 공공 활성화를 주장해온 여수선언실천위원회의 거센 반발이 눈에 띈다.

▲ 여수시가 민간매각을 통해 박람회장을 활성화 한다는 소문이 나온 것은 지난 3월이었다.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4월에서야 그 사실을 확인했다. 면담은 두 차례 이뤄졌다. 하지만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미 민선 7기가 시작된 지난해 6월, 한 달여가 지난 7~8월부터 민간매각을 위한 사전 움직임이 있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시민사회가 뒤통수를 맞았다. 우리의 일관된 주장은 박람회장 사후 활용은 박람회 정신과 주제에 알맞고 박람회 관련 국제회의 유치를 통한 박람회장 활성화였다.



- 사후활용 방안의 근간인 박람회 정신, 곧 여수정신은 무엇인가.

▲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당시 우리는 지구촌을 상대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위한 10개 항목의 여수선언을 채택했다. 지구공동체의 지속가능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양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람회 정신은 곧 여수지역민의 무형자산이자 자양분이다. 초고층 숙박시설과 쇼핑공간으로 채워지는 게 박람회장 활성화 방안이라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 사후활용 계획은 이미 관련법에 근거해 정해져 있다.

▲ 일괄매각에 일괄납부, 분할매각에 분할납부 등 우여곡절을 거쳤다. 2015년 들어 사후활용계획을 변경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구역, 복합콘텐츠구역, 해양레저구역 3개 구역으로 나눴다. 이는 박람회장을 공공의 장소로 유지해 박람회 성공에 대한 추억과 자긍심으로 가득한 여수지역민의 공공의 이익에는 반하는 것이다.



- 부지 내에 청소년해양교육원과 국립기상기후과학관 등이 추진되고 있다.

▲ 여수시민의 염원을 하나로 모아 공공시설의 당위성과 체계적인 논리로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정치권과 함께 노력한 결과 이뤄 낸 결과물이다.

공공시설이나 공공기관의 유치야말로 박람회장 활성화에 가장 적합한 사후활용이다. 더 많은 공공기관과 해양문화관련 연구기관이 유치돼 박람회장이 숙박시설로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게 아니라 24시간 해양 연구시설의 불빛이 있어야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적절한 민간투자 시설과 공공시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박람회장은 사익을 추구하는 무분별한 민간투자와는 달리 공공성을 염두에 둔 개발이어야 한다.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박람회장은 여수지역민들에게 추억과 힐링의 공간, 공공성을 확보한 공간,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둘 공간으로 구성돼야 한다. 지금 민자 유치를 통한 매각예정 부지는 박람회장의 노른자 땅으로 초고층건물이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람회장의 민간투자는 경도해양관광단지개발과 화양면 여수챌린지파크 관광단지 조성으로 중복 과잉투자가 우려된다. 여기에다 박람회장에 1조4,000억 규모의 민간투자가 말이 되는가. 여수관광의 시급한 일은 다양한 유통구조 개선으로 물가를 잡고, 여수지역 관광수용태세의 정확한 점검과 무분별한 개발과 건축허가로 피로도가 쌓인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치료해 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 민간투자 유치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 매각대상지역은 A,B,C,F,G 구역으로 B지역은 국제회의 유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컨벤션센터가, A지역은 국제회의 유치 때 대형버스주차장으로, C지역은 크루즈배후부지로, F와 G는 장차있을 해양수산관련연구소나 분원유치를 위한 공간으로 남겨둬야 한다.

다행히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의 의지가 확인된 세계적 규모의 국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계획이 눈에 띈다. 김 지사는 용역결과를 반영해 1,149억원을 투입해 8,000㎡의 전시 시설과 한꺼번에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 등을 갖추겠다는 생각이다. 환영한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도 여수시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전남도로부터 이같은 도의 계획과 방침에 대해 여수시는 무관심했고 애써 무시했다고 들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무조건 100% 민간 매각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는 것이다. 소위 업자들이 ‘컨벤션센터를 공짜고 지어준다’고 까지 했다는 것이다.

1조4,000억원대의 민자 유치를 모색하면서 간부 공무원들과 담당 직원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한 번이라도 했는지 궁금하다. 밀실행정의 전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민간 매각에 방점을 찍은 여수시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민간 매각을 주장하고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이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여수선언실천위원회는 조만간 박람회장민간투자반대 범시민사회추진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 최소 35개 시민사회단체가 한 묶음으로 대응할 것이다. 물론 정당도 함께 한다. 박람회장 민간 매각 추진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시장 한 사람의 고집으로, 민간 매각을 통한 박람회장 활성화는 우리가 바라는 게 아니다. 조급하지 않게 지금 당장의 성과가 아닌 후손들을 위한 배려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민간 매각에 대해 손을 들어야 한다. /동부취재본부=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