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 소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식물국회’로 국민적 비판이 가중 됐으나 여야가 12일 국회 정상화와 관련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세부 쟁점 조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르면 13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성사되고, 늦어도 14일 최종 합의안이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내 국회 개회는 사실상 어려워 보였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선거제·개혁법안 처리 방향을 놓고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았으나 막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문제 등이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굵은 것은 거의 다 접점을 찾았다’고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했다”며 “협상이 거의 막바지라고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될 것 같다고 한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며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내일까지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이 지난 5일 ‘정개특위가 연장되지 않으면 선거법 개정안을 이달 중 의결하겠다’고 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향과 관련해서는 ‘우선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가 제시됐으며, 이를 상호 양해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연장 문제는 당장 일단락 짓지않고, 6월 국회를 개회한 후 추가 논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 에서 “우리는 조금씩 상대에게 빈 공간을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며 “너무 많이 이기려 하면 지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대결과 갈등의 길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오면 한국당 안(案)을 포함해 처음부터 논의에 임한다는 정신으로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날 구체적인 물밑 협상 내용에 대해 함구한 채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은 추경안 곳곳에 독소예산을 끼워팔고 있다”며 “정책 실패의 땜질용 추경, 총선 사전 선거운동용 추경은 국민 삶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6월 임시국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다시 전화통화를 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대화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 기대됐던 ‘담판’도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재를 모색하며 타협안을 내놓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문제는 국회에 등원하고 나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오늘 내일 중으로 합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당 나경원·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사무실을 오가며 메신저 역할을 했다.

한편 정의당은 한국당을 뺀 국회 소집을 주장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에 돌입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농성 전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일단 국회를 열어놓고 한국당에 들어오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강병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