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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직접 미디어아트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최진실
미디어아트창의도시사업단 국제교류 담당자

2019년 05월 29일(수) 17:52
최진실
꽃이 화창하게 피다 서서히 스러져가는 봄날이었다. 미디어(Media)라는 매개체로 자신만의 이야기(Story)와 마주보며 지난 한 달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길지 않았던 2019 아메리칸 아트 인큐베이터 워크숍은 정말 신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업 담당자인 필자만이 아니라 참여자 모두 공통의 느낌이었을 게다.

이 워크숍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예술과 기술 네트워크 선도기관인 제로원(ZERO1)과 미국 국무부와의 협업으로 2015년부터 매년 미국에선 유망한 아티스트를 선발하여 세계 각 국으로 파견하는 아메리칸 아트 인큐베이터(American Arts Incubator) 사업이다.

광주문화재단은 일반 시민 누구에게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미국 UCLA 미디어학과 조교수 출신의 미디어아트 작가의 직접적 코칭이 포함된 창의적인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광주에서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에 접속했다. 작가, 학생, 일반 시민 등 15명의 참가자들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직접 미디어 예술로 표현하는 창작의 기쁨을 누렸다.

시민들에게 이번 워크숍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손으로, 그리고 몸짓으로 선보이는 예술에 익숙한 시민들에게 제 3의 언어인 ‘코딩’과 미디어기술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미션은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의 리드작가인 로렌 맥카시가 누구든 이해하기 쉽게 코딩을 할 수 있도록 p5.js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데가 각 팀별로 참가한 미디어아트 작가의 도움에 힘입어 미션은 조금씩 조금씩 이행되었다. 특히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강한 의지를 지닌 시민 참여자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자신만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고 전시에 온 관람객들에게 좋은 동기부여와 감동을 전해주었다.

전문가가 아닌 시선으로 구현해낸 미디어아트 작품은 전시를 보는 일반 시민에게도 쉽게 다가들었다. 명절이면 가족끼리 즐겨하던 윷놀이 판에 머신 러닝 및 프로세싱을 접목시켜 말이 옮겨진 자리를 따라 가족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상영되도록 만든 작품은 기술이 가족 간의 화목한 추억을 영상케 할 수 있는 좋은 소스가 될 수 있음을 보게 하였다.

20대 딸이 자신의 일상에 대해 걱정하는 어머니와 투닥거렸던 경험을 토대로 1인칭 시점의 하루 일과를 영상으로 보여준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션 맵핑이 접목된 투표 판에 대중들이 몸짓하면 화면에 하트가 올라가도록 구현해낸 이 작품은 대중이 미디어아트 기술을 직접 체험해 보고 소통할 수 있었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시민 참가자들 스스로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미디어기술로 입혀 하나의 작품으로 창조해 냈다. 누구든 시도하고 노력하면 자신만의 생각을 미디어 기술로 표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을 작게나마 증명했고 미디어아트를 더 대중적인 아트로 인식되게 해주었던 의미 있는 워크숍이었다.

이 워크숍은 미디어아트가 전문가와 미디어작가만의 고유 영역이 아닌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기술과 미디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가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에도 부합하였다. 아트(Art)가 자신이 담고자 하는 이야기를 표출하는 수단이라면 이제 시민들은 미디어 기술(Media Technology)을 활용하여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훈련을 해 본 셈이다. 짧은 시간 적잖은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향후 미디어아트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이같은 프로젝트가 지속되어 하나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정착된다면 시민들에게 미디어아트를 좀 더 친숙하고 활용가치가 높은 콘텐츠로 인식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는데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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