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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브랜드 ‘폴리’<7>외국의 사례- 일본 구마모토 아트폴리스(하)

건축에 예술 입히고 시민 참여해 도시 변화
전통과 현대 공존 도시재생 모범 사례
결과보다 과정…사람·자연 배려 돋보여

2019년 05월 09일(목) 17:31
후쿠오카시 하카타역 앞 랜드마크로 각인되는 거대한 구조물. 도시와 어울린 낮과 밤의 풍경이 하나의 폴리처럼 시민, 관광객과 잘 어울린다.
구마모토역 인근 시라카와 다리 위 조형물. 독특한 구조가 재미있다.


[ 전남매일=광주 ] 이연수 기자 = 구마모토현은 1988년부터 112개의 아트폴리스를 도시 곳곳에 건축했다. 112개 가운데 90개는 커미셔너가 건축가를 지정했으며, 12개는 제안을 통해, 나머지 10개는 공개 현상설계를 거쳤다.

연간 운영비는 1억2,000만 원으로 별도의 정부 지원금은 없다. 그 중 절반이 자문위원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이며 커미셔너들에게는 예산 안에서 별도의 위탁료가 지급된다.

아트폴리스의 목적은 분명하다. 후세에 남길 수 있는 문화적 자산 창조, 지역 파급효과 창출, 새로운 생활문화 창조다. 많은 예산을 들여 새로운 것을 만든다거나 큰 경제적 성과를 올리겠다는 목표가 아니다.

다채로운 지역문화와 전통을 보호하면서 우수한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풍부한 발상으로 건축물들을 주민과의 협동 속에 창조해 낸다. 참가 프로젝트는 지역주민들과 융합해 관광사업과 지역 활성화에 공헌한다. 이를 통해 독자적인 새로운 생활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구마모토 시의 신치, 현영 호타쿠보 공공임대아파트, 오비야마 등 잘 짜인 주거단지는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인근의 환경을 자극하고 변화시킨다.

아트폴리스는 각 지역에서 ‘점’으로 산재하고 있으나 이것을 ‘선’으로 연결해 인근지역과 연대하며 최종적으로는 구마모토 현내 전역에 ‘면’으로 확대되어 도시정체성을 확립해 갔다. 온천과 박물관, 전시관 일색의 관광에서 건축물도 또다른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성과나 결과보다는 과정과 지속성이 우선시되고, 무엇보다 사람과 자연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현청 아트폴리스 사무국에서 만난 담당자는 2016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응급가설주택에 대한 설명을 들려줬다. 응급가설주택은 구휼 이상으로 인간애에 바탕을 두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도시설계와 건축이 갖는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해 진행했다. 재해자의 의식주 해결을 넘어 일상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고쳐 전체 면적, 건물 간 간격, 건축재료 등을 배려했다고 한다.

2016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무너져 복원이 진행중인 구마모토성 담장. 본래 모습대로 복원하기 위해 돌 하나하나에 번호와 기호를 새겨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2016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무너져 복원이 진행중인 구마모토성 담장. 본래 모습대로 복원하기 위해 돌 하나하나에 번호와 기호를 새겨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무너진 구마모토성을 재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붕괴된 담장 복원을 서두르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너진 성의 조각들을 원형으로 복원하기 위해 돌 하나하나에 번호를 새겨 보관하고 있다. 돌이 원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게 세심하게 작업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구마모토 아트폴리스는 오랜 역사 속에서 가꾸어 온 전통을 소중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 주민을 위한 분명한 목적으로 매력 넘치는 도시를 창조하는 모습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 쪽에선 쉴새없이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며, 한 쪽에선 폴리를 고민하는 광주의 상황은 언발란스다. 도시의 특색과 독창성, 실용성을 겸비해 장기적인 큰 틀에서의 콘트롤이 필요하다. 도시 자체가 콘텐츠가 돼야 하는 것이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도 필요하다. 도시의 상징물은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구마모토의 앤틱한 택시나 전철, 기차 등은 그 자체로 움직이는 폴리다. 자연과 역사 풍토를 살려 나가면서 후세에 문화적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우수한 건축물은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지역의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는 풍부한 생활공간이 될 것이다.

/일본 구마모토= 이연수 기자

구마모토 거리에서 흔히 마주치는 건물 외벽의 구마몬 캐릭터. 의외성에 재미와 친근감을 줘 도시 이미지를 밝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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