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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기억 속의 여성

이연수 문화부장

2019년 01월 08일(화) 18:21
이연수 문화부장
지역에서 여성사를 담고 있는 공간은 얼마나 있을까. 역사 속에서 기억되는 여성의 이름을 우리는 몇 개나 알고 있을까. 여성은 인류의 절반이지만 평범한 여성들의 역사는 기억되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주·전남 출신 여성 예술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는 고흥 출신 천경자 화백(1924~2015)이다. 천경자 화백을 기념하는 미술관 하나 지역에 없는 실정이 안타깝지만…. 그나마 고흥종합문화회관 내에 소규모의 천경자 전시관이 있어 화백이 기증한 드로잉과 판화 작품 등이 화백을 기억하게 해 준다.


여성 역사공간 얼마나 있나

남구 양림동 양림교회 인근 골목길에 있는 조아라기념관은 그나마 지역 여성사를 담아내고 있는 괜찮은 공간이다. ‘광주의 어머니’라 불리우는 소심당 조아라 선생(1912~2003)은 광주YWCA를 창설했으며 평생을 YWCA와 함께 한 여성운동가이자 인권, 사회복지, 민주화 운동가다.

선생은 가정법률상담소, Y신용협동조합, 농촌사업, 소비자운동을 통해 Y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켰고, 1960년대 대의동 Y회관을 건립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총탄으로 파손된 대의동 회관을 떠나 1985년 유동 현 Y회관을 건립했다. 광주어머니회, 걸스카웃, 광주여성단체협의회 등을 육성 발전시켜 여성들의 계몽과 권익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했다.

조아라 선생의 정신과 활동을 기념하고 방문객들과 소통하는 2층의 이 아담한 공간은 지난 2015년 북구 유동 건물에서 이전했다. 일 평균 20~30명, 한 달 평균 500여명 정도의 방문객이 찾고 있으며, 양림동 여행 방문 코스로 포함돼 타 지역 방문객들이 많은 편이다.

동구 금남로 3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2층 전시실 한 켠에 알려지지 않은 광주 오월 여성사를 전시한 아카이브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건네고 가두방송을 하며, 시신을 수습했던 평범한 광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곳은 아카이브 공간이라 하기에는 너무 작은 규모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여성들이 계엄군의 잔인한 만행 앞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저항했던 오월 여성의 역사가 오롯이 새겨져 있다.

이밖에 지난 2012년 개관한 광주여성재단 내에는 여성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여성의 역사와 삶, 그리고 관련 문화를 전시로 선보여 오고 있는 공간으로 그동안 선보인 양질의 전시는 여성의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여성전시관의 존재를 모르는 광주시민들이 여전히 많고, 전시관 규모의 한계도 크다.

지역에서 여성사를 담고 있는 공간은 이 정도 뿐이다. 여성들의 역사와 문화를 한 자리에 모아 보존 전시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길라잡이가 되는 활용 공간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역 여성사에 대한 아카이빙은 그동안 단체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적은 예산과 부족한 인력 등으로 효율성 있게 자료 수집이 되지 않았다. 광주가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지만 여성에 대한 연구 활동은 여전히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여성의 역사는 기억돼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광주여성재단이 5개년 계획으로 광주지역 여성사에 대한 아카이브 구축과 광주여성사박물관 개관에 나서 뜻깊다. 광주 여성사를 연구하고 있는 광주여성재단은 광주 역사발전에 기여한 여성들의 업적을 발굴, 조사해 DB와 아카이브 구축에 나선다. 시작의 발걸음이지만 아주 중요한 첫 걸음을 뗐다.

광주 여성복합문화공간에 대한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제 여성복합문화공간이라는 하드웨어를 채울 여성 자료 발굴 작업에 다함께 관심과 힘을 보탤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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