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민선7기 첫 조직개편을 단행한 지난 8월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등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조직 통폐합에 따른 직렬 간 의견수렴 부족이 우선 대두됐고, 현원 조정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 여부 등을 두고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조직개편 5개월여가 흐른 지금은 어떨까.

공식직제로 전환된 일자리정책실과 신설된 인구청년정책관·섬해양정책과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만들기, 자연자원 산업화 등의 뼈대를 세우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평가들을 뒤덮고도 남을 부작용도 적잖다. 업무량 편중과 효율성 저하 등 애초 우려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건설도시과 산단지역개발팀과 정책기획관실 공모사업지원팀 등이 대표적이다.

산단지역개발팀은 도내 100여개 넘는 산단 관리 등을 총괄하던 산단조성팀이 폐지되고 지역개발팀과 통합돼 심각한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반면, 신설된 공모사업지원팀은 공모사업 대응전략 등 일선 부서와 다를 게 없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옥상옥’이란 지적이 크다.

여러 우려들이 현실화되자 지원 부서를 늘리기 위해 사업 집행 부서를 줄이는 등 조직개편을 위한 수차례 전문가 의견수렴도 구색맞추기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무엇보다 조직개편의 방점을 일자리 만들기에 찍으면서도 일자리 창출의 최일선인 산단조성과 관리를 도외시하는 등 ‘엉터리 조직개편’이었다는 쓴소리는 뼈아픈 대목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뼈아픈 대목은 쓴소리를 대하는 전남도의 자세다. 전남도는 쓴소리가 제기된 이후 조직개편의 부작용을 들어다보기는커녕 논란의 진원지, 소위 ‘범인 색출’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자리를 늘리기 위한 토목직들의 자가발전’ 등 상식 밖 목소리들도 들린다. 오죽하면 ‘우리가 왜 된서리 맞는가’라는 기술직들의 하소연이 나오겠는가.

전남도가 쓴소리 하나 소화시키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도정 슬로건인 ‘내 삶이 바뀌는 전남 행복시대’는 언감생심이다. 내부조차 다잡지 못하는 김영록 지사의 5개월 연속 직무수행 1위도 ‘허울좋은 감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