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지역 교육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선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넘어 낯을 들 수가 없다. 고교 교장이 여학생 26명을 42차례에 걸쳐 "명찰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며 손가락으로 가슴을 찌르는 성추행을 저질러 구속되고 같은 학교 교사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조사를 받고 있으며, 여고 교사 16명이 학생들의 치마를 들추거나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 성추행을 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해 16명 전원이 직위 해제된 사건과 더불어 고 3시험지 유출 사건이 발생해 고교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구속되는 등 차마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었다.

우리 지역은 13년 전 일명 '도가니 사건'이 일어나 전국적으로 가장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또 다시 발생한데 대하여 강력한 대처방안과 더불어 교사들 또한 크게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휘국 교육감이 도입한 비리 관련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처럼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면 당사자는 절대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해당 학교까지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마련하여 성폭력과 성추행으로 얼룩진 불명예를 벗어나야 할 것이다.



낯부끄러운 교육계 잇단 추문



사실 비리 관련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되기 전만 해도 촌지로 인해 교육계의 혼탁이 극심했던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직접 경험한 내용과 전해들은 이야기다. 어느 날 아들이 다니는 고교 교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 성적이 상위권으로 교장 본인이 직접 관리하여 SKY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그 비용으로 수백만원을 요구하였다. 고 3학생은 담임선생이 지도하는 것이지 왜 교장이 관리하느냐며 단호히 거절을 하였다. 나중에 알아 본 바로는 본인에게만 전화를 한 게 아니라 다른 학부형에게도 전화를 걸어 같은 액수의 비용을 요구했다는 것을 알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던 아픈 경험이 있다.

어린 조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담임 교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학생이 산만할 뿐만 아니라 정서가 불안한 것 같다"는 말을 전해들은 부모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아는 지인에게 상담했더니 그 교사가 지인의 아들에게도 그런 전화를 한 적이 있다며 빨리 교사를 찾아가라고 하였단다. 가르쳐 준대로 봉투를 준비하여 찾아갔더니 전화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똑똑하고 영리한 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더란다.

물론 학교에 이런 교장이나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훨씬 더 많은 선생들은 오늘도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의 바른 인성과 성장을 위해 애쓸 뿐 아니라 실력 향상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뿐 아니라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다.

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 또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교육에 임하는 교사들의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 교직이 하나의 직업일지라도 사명감 없이 교단에 서서는 안 된다. 법정 스님은 마지막 병상에 누워 투병을 할 때에도 부처님의 제자로서 예불 올리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고 한다. 자신의 신분이 무엇인지 알고 계셨던 것이다. 승려로서 부처님께 예불 올리는 것을 매일 실천한 사명감처럼 교사들 또한 자신들이 선생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매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교사들, 사명감 매일 고민해야



교사들의 영원한 스승인 페스탈로치는 인류의 타락은 인간의 타락에서 온다고 믿고 전인적인 인간교육성을 실천하는 사회교육론을 일깨웠다. 페스탈로치의 교육사상을 실천하는 교육자로서 학교교육의 사회적 책임을 느낄 줄 아는 교사의 자세가 절실하게 요구는 현실이다. 이 땅의 교사들을 생각하며 그의 묘비명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그에게 축복이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