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관문, 광주송정역에 가보자. 하루면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 나는 대합실. 요즈음에는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바람에 더욱 비좁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정면에 떡 버티고 있는 음식점 간판 하나가 눈에 거슬린다. 부산 OO이란다. 미향이라 즐겨 부르고 있으면서도 남도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이 부산이라니 씁쓸하지 않는가. 운영자 입장에서야 보다 많은 수입을 챙기느라 그럴 수 있겠지만, 지역민의 입장 따위는 생각조차 않고 있으니 속상할 일이다.

얼마 전까지는 구석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그나마 영광 먹거리를 팔고 있어 자위가 되기는 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광주·전남은 모든것이 한뿌리

우리 연구원에서는 6차산업지원센터를 활발하게 운영해오고 있는 바, 농업도인 우리 고장에서는 다양한 식음료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바로 역전 1913송정시장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사먹기 위해 줄지어 서있는 여행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인기 있는 먹거리가 풍부한데도 안방의 노른 자리를 다른 지역에 넘겨주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빨리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 가지 더 생각해보자. 대합실에는 광주·전남 관광안내소가 있다. 그런데 필자에게는 광주와 전남 사이를 구분하고 있는 점이 눈에 거슬린다.

이미 광주와 전남이 하나 되기로 하고 상생협의회도 만들었고 분리되었던 씽크탱크도 하나로 통합, 광주전남연구원이 되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광주전남을 통칭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기에, 같은 생활공동체와 경제공동체인 광주와 전남을 더이상 나누어 써서는 안 된다.

광주전남이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단어, 바로 남도를 즐겨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 연구원에도 광주와 전남을 아우르는 남도학연구센터가 설립되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얼마 전 전국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고장 남도를 강조했더니, 참석자 한분이 '경상남도도 남도'라고 항변해 왔다. 유홍준 교수의 '남도답사일번지'를 읽어 보시라고 하며 비켜갔지만, 앞으로는 이런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우리가 더 즐겨 써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남도로 오는 길목, 용산역에도 가보자.

올해가 전라도 천년이 되는 해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타고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대합실 큰 기둥 한 면에 '더 늦기 전에 전주!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여행 명소 3위'라는 포스터가 당당히 붙어 있다. 호소력이 있는 글귀에 호감 주는 안내판은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광주와 전남은 어떻게 알리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서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어느 곳에도 방문해 달라는 안내싸인은 없었다.

광주 전남 나뉘어 쓰면 안돼

광주, 전남, 전북 등 세 지방자치단체가 사이좋게 기둥 한 면씩을 나눠 가지면서 홍보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윗 층에 있는 비즈니스센터는 광주·전남과 전북이 함께 운영하기로 하고 리모델링중이어서 참 보기 좋았다. 이처럼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게 되면 시도민들 또한 애향심이 절로 생기게 되지 않겠는가.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특히 다가오는 10월 18일은 '전라도천년의 날'로 성대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전라도를 찾아오도록 합심하여 노력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