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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기 박사와 함께하는 <인문학으로 세상보기> 고전은 아이디어의 수원지다-형식지·암묵지에 대하여(1)
2018년 03월 15일(목) 16:53
오늘날 학자들은 객관화 가능성 여부에 따라 지식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바로 '명시지 또는 형식지(Explicit Knowledge)'와 '암묵지(Tacit Knowledge)' 두 가지다.

명시지는 이름 그대로 '언어나 문자를 통해 겉으로 표현된 지식으로 문서화 또는 데이터화 된 지식'을 말한다. 이에 반해 암묵지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되어 있지만 언어나 문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을 말한다(두산백과 참조).



지식의 두가지 구분



영국의 철학자이자 물리학자인 M. 폴러니(1891-1976)에 의해 시작된 지식의 명시지·암묵지 구분 개념은, 일본의 경영학자인 노나카 이쿠지로(1935-현재)에 의해 기업경영 현장에 적용되면서 오늘날 정보사회에 있어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의 핵심 개념이 되었다.

사실 지식의 명시지·암묵지 구분은 우리가 일상에서 늘 경험하는 것이다. 자전거 타는 법을 처음 배울 때, 가르치는 이나 배우는 이 모두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 타는 것을 어느 정도까지는 말로 설명할 수 있고 또 그 설명을 알아들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은 배우는 사람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자전거가 기우는 쪽으로 자전거 핸들을 돌리고 몸도 함께 기울이라는 말을 수십 번 들어도 한쪽으로 자전거가 기울 때 그 반대 방향으로 핸들과 몸을 튼다.

여러 번 넘어지고 무릎에 생채기가 난 뒤에야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 타는 방법을 터득한다. 자전거 타기를 어느 정도까지는 '명시지'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스스로의 학습과 경험을 통해 '암묵지'로 배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수영이나 골프와 같은 운동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까지는 코치의 설명과 교본을 통해 배울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명시지'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 한 사람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이에게 '언어나 문자를 통해 겉으로 표현'하는 데 언제나 한계가 있다. '명시지'와 구분되는 '암묵지'의 영역이 별도로 있을 수밖에 없다.

서양사회를 기준으로 할 때, 근·현대 이성의 출발은 데카르트(1596-1650)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명제를 '제1원리'로, 부정하려해도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생각하는 주체인 나 자신의 명백한 현존' 이외 다른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객관적 지식을 추구한 '근대 철학의 아버지'가 바로 데카르트다. 그런 데카르트였던 만큼 합리주의 철학 전개에 있어 가장 기본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지식'에 대한 개념 설정을 그냥 지나쳤을 리 없다.

데카르트는 '지식이란 우리가 앞서 얻은 앎에 기초해 있는 확실한 판단과 다름 아니며, 그것 중에 어떤 지식은 공통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에서 도출되는 반면, 다른 지식은 희귀하고 숙련된 경험에서 도출된다'(르네 데카르트, 이현복 옮김, 성찰, 2011, 문예출판사,132면)라고 말하고 있다. 바로 지식의 두 구분과 그 각각인 '명시지'와 '암묵지'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단어'와 '문장'의 차이일 뿐, 지식의 구분 기준이나 두 가지 지식의 의미가 일치한다.



최초 제안자는 데카르트



용어가 아닌 개념 기준으로 본다면 명시지와 암묵지에 대한 최초 제안자 그리고 지적재산권자는 M. 폴러니가 아닌, 그보다 300년 앞서 살았던 데카르트인 셈이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20c를 살았던 철학자 M. 폴러니가 17c에 근대 철학의 출발을 알렸던 데카르트의 글을 읽고 그 내용 중 일부를 개념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명시지'와 '암묵지' 개념이 아닐까 하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인문경영 작가&강사·경영학 박사

※출처: 신동기 저 '오래된 책들의 생각'(2017, 아틀라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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