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접경지역에 인간띠로 평화의 촛불을 이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주춧돌을 놓고 싶습니다."

DMZ 접경지역인 경기 김포에서 고성까지 인간띠를 만드는 촛불운동을 기획중인 광주성광교회 박상규 담임목사(59).

박 목사는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 광주경실련 대표와 민주평통중앙상임위원까지 맡아보며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박 목사가 성직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영향 때문이었다. 당시 목포공업전문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박 목사는 광주에서 시작된 5·18민주화운동이 전남지역까지 확산될 무렵 시민군에 뛰어든다. 당시 목포역 앞 광장에는 매일 수만명의 군중들이 전두환 퇴진, 계엄군 해제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박 목사는 목포지역 학생대표 및 목포시민 민주화추진위원장으로 5월 22일 부터 28일까지 각종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그는 목포시위의 핵심인물로 지목, 5월 28일 새벽 사복경찰들에 의해 체포돼 상무대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을 받은 박 목사는 내란주요임무종사죄로 2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게 됐다.

박 목사는 "광주의 대동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나아가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가치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5·18 당시 광주와 전남 시·도민들의 나눔과 희생정신을 계승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박 목사는 1988년 서울로 상경, 신학을 공부한뒤 교회를 통한 민주화 운동의 완성과 통일운동에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이후 박 목사는 1996년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LA로 이주, 5·18 정신을 동포들에게 알리는 한편 동포사회의 대화합과 통일운동을 위해 조직을 꾸려 나갔다.

16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박 목사는 이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한 주춧돌을 놓기 위한 행사 기획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바람앞의 등불'이라고 보고 있는 박 목사는"북한의 핵무기 개발, 미·중·일의 세력다툼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면서 동북아시아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이런 불안한 상황을 박 목사는 더이상 두고 볼수만은 없다는 생각이다.

박 목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내년에 'DMZ 접경지역 촛불 인간띠' 행사로 이런 위기 상황을 돌파할 계획이다. 이 행사는 경기 김포에서 부터 고성까지 중심거점 100군데를 세우고,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로 하나돼 평화통일을 염원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박 목사는 "남북 분단의 상징이자 이념, 국가 패권간의 갈등, 군사력이 집약된 DMZ에서 국민들이 평화를 밝히는 희망의 촛불을 높게 들어 평화 통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에서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오는 25일 '3.1운동과 평화통일'을 주제로 광주 양림교회에서 천여명의 광주지역 신자들과 합동 예배를 시작으로 전국 각계 각층을 만나 '촛불 인간띠'행사의 취지와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다.

박 목사는"대표적 비폭력저항 운동인 3·1운동이 자유와 평화의 이정표가 됐듯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내년엔 평화를 소망하는 촛불로 인간띠를 만들어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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