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화재로 숨진 3모녀는 방학을 맞아 장흥에서 서울구경을 갔던 일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1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의 한 여관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숨진 세 모녀는 자녀들의 방학을 맞아 여행을 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화재로 사망한 박 모씨(34·여)와 박씨의 14세, 11세 두 딸 등 일가족 3명은 장흥에서 방학을 맞아 지난 15일부터 서울 등 전국 각지를 여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은 일 때문에 여행을 함께 하지 못했다.

세 모녀는 여행 5일차인 19일 서울에 도착했고 저렴한 숙소를 알아보던 중 종로구의 한 여관을 발견하고 이 여관 105호에서 숙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 모녀는 다음 날 여행 일정을 위해 일찍 잠들었다. 그러다 화재 전날인 20일 새벽 3시께 방화범 유 모씨(53)가 여관에 불을 질러 변을 당했다.

경찰조사결과 유씨는 이날 오전 해당 여관을 찾아 숙박과 함께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지만, 여관 주인은 술이 많이 취했고 여관에서 성매매는 하지 않는다며 숙박을 거부했다.

이에 유씨는 새벽 2시7분께 여관주인이 숙박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 경찰관은 유씨에게 성매매 및 업무방해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뒤 훈방 조치됐다.

그러나 유씨는 그대로 귀가하지 않은 채 택시를 타고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10리터를 구입, 앙심을 품고 방화를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휘발유를 뿌리면 유증기 형태로 공중으로 번지기 때문에 불이 순식간에 퍼진다"며 "늦은 시각이었고 투숙객들이 잠을 자고 있던데다 좁은 노후 건물이라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씨는 폭행이나 방화 등 유사한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씨의 약물 투약과 정신병력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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