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사실상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건물에 대한 내진설계 및 적용기준을 강화하고 지진에 취약한 원도심 건축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광주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 민간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비율은 전체 18만여 건축물 가운데 9.6%로 집계됐다.

자치구별로 보면 광산구 15.4%에 이어 서구 15.2%, 북구 8.2%, 남구 6.4%, 동구 3.2% 순이다. 노후화된 건축물이 많은 동구·남구·북구의 내진확보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요 공공기반 시설물 내진확보율도 겨우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시내 터널·교량·고가도로·지하철·수도시설물 내진 확보율은 62.2%로, 대상건축물 1,017개소 중 384개소는 아직도 내진성능이 확보되지 않아 지진에 무방비 상태다.

일선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9월 현재 광주지역 학교 내 내진설계 대상건축물 933개소 중 29.7%인 277개소만 내진성능이 확보됐다. 반면, 656개소(70.3%)는 내진설계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조차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도시 전체가 지진피해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문제는 올해 들어 광주·전남에서만 모두 15건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5건보다 세 배 많은 수치다. 광주에선 지난 2월 18일과 3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건축학계 한 전문가는 "현재 국내기술로는 지진이 정확하게 어느 지점에서 언제, 어느 정도 규모로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원도심을 중심으로 산재돼 있는 노후건축물에 대한 안전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시의회 김동찬 의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최근 국내에서 5년 동안 연평균 48회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빈도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광주시도 지진 안전도시가 아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광주시민 대부분은 지진대응훈련도 받은 적이 없고 지진발생 긴급재난 문자를 받더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피시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며 "광주시와 교육청이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합동기구를 만들어 방재교육훈련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