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8경' 중 하나로 지정된 광주문화재자료 제6호 용두동 지석묘가 잡초와 각종 생활쓰레기 더미에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광주 서구는 흉물스레 방치된 용두동 지석묘를 관광책자와 관광지도 등에 '서구 8경'으로 홍보해 탁상행정의 민낯을 드러냈다.

4일 서구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0월 서구 이미지 제고와 관광객 볼거리 제공을 위해 만귀정, 금당산, 풍암호수, 서창들녁낙조, 용두동지석묘, 양동시장, 운천사마애여래좌상, 5·18기념공원 등 8곳을 '서구 8경'으로 지정했다.

이 중 제 5경인 용두동 지석묘는 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 제6호로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인 지석묘(고인돌) 10기가 모여 있다.

1개는 탁자식(북방식), 나머지 9개는 바둑판식(남방식)으로 이뤄져있고 1㎞ 떨어진 송학산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는 덮개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용두동 지석묘를 비롯한 '서구 8경'은 지정된 이후 10년째 광주 서구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현재 제 5경인 용두동 지석묘는 주변에 폐가가 있는데다 사후관리도 소홀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진지 오래다.

광주 서구는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올해부터 용두동 지석묘가 포함된 '서구 8경'을 관광책자와 관광지도, 서구청 홈페이지 등에 소개해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실제 이날 방문한 용두동 지석묘는 입구에 제대로 된 표지판 하나 없이 무성히 자란 나무들만 자리잡고 있다.

또 주변에는 제대로 된 주차 공간이 하나도 마련돼 있지 않아 이날 찾아오는 관광객은 아무도 없었다.

도보로 2분 정도 올라가자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잡초와 잡목에 뒤덮인채 방치돼 있었다.

또 고인돌 주변에는 막걸리병, 쓰다버린 이불, 담배 꽁초 등 생활쓰레기가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고인돌 바로 정면에는 약 10평 크기의 폐가까지 자리잡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인근 주민 박 모씨(63)는 "내가 이 주위로 자주 다니는데 고인돌 주위가 더럽고 외진 곳이다보니 원래 사람이 잘 오지 않는다"며 "서구에서 왜 관리를 하지 않고 홍보에만 혈안이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용두동 지석묘는 공무원들이 직접 가서 관리하기엔 지리적으로 멀어 일정 비용을 주고 인근 주민을 관리인으로 지정해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유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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