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무등산에서 소나무 재선충 감염이 의심되는 소나무 3그루가 발견됐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우는 재선충 감염의심 사례가 발생했지만 관계당국은 현재 시료 재취·분석 말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 감염으로 밝혀질 경우 광주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무등산의 산림에 황폐화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무등산 원효계곡. 계곡 주위에는 막바지 휴가를 즐기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계곡 줄기를 중심으로 좌·우측과 정면에는 10m 높이의 큰 소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 채 죽어있었다.

3그루의 소나무들은 곳곳에 병해충이 만들어놓은 구멍들과 벗겨진 껍질을 드러낸 채 방치돼있었다.

3그루 모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재선충병이 의심되지만 현장에는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방치돼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측은 "산림과학원에 시료 분석을 의뢰해 현재 감염 여부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며 "결과가 나와 봐야 본격 방제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소나무들은 현장 조사 결과 고사한지 5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무등산이 재선충병에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당 소나무들의 재선충 감염을 의심을 최초 제기한 한 등산객의 제보에도 무등산관리사무소 측은 실태 파악을 하지 못하고 "무등산 내에는 재선충 감염 소나무는 없다"며 답변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등산객 김 모씨(52)는 "국립공원사무소와 불과 2~3분 떨어진 장소에 소나무가 고사를 했는데 이를 방치했느냐"며 "재선충병으로 의심되는 소나무를 코 앞에 두고도 몰랐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까지 재선충 감염 의심되는 소나무가 발생한 가운데 광주·전남 곳곳이 재선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전국 109개 시·군·구에서 소나무 99만 그루에 피해를 줬다. 특히 올해는 목포,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무안, 고흥 등 광주·전남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하는 재선충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소나무 재선충병의 피해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선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해 신속하게 방제하고,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예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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