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확인 없이 성인전용방 출입 가능
충동적 성범죄 우려…대책 마련 시급


최근 광주 지역에 상륙한 성인전용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방이 청소년들을 주요 타깃으로 영업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VR의 영상들이 성행위를 매우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해한 내용이지만 10대의 출입을 제한할 마땅한 장치가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오후 10시 광주 광산구 쌍암동. 이 곳에는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VR시네마’를 체험해보기 위해 찾아온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장 주변에는 VR시네마를 홍보하는 전단지가 곳곳에 널려있었다. ‘또 다른 환상의 세계로, 성인물 포함 80여개 보유’라며 성인영화 배우 사진을 내세워 행인들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보니 앳되보이는 학생들이 카운터에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용 시간을 선택한 후 요금을 지불하고 조용한 방으로 들어갔다. 직원을 따라간 들어간 방은 쇼파와 휴지만 구비된 1평 남짓한 소위 ‘DVD방’을 축소시켜 놓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이어 학생들은 직원에게 VR기기의 사용법을 듣고 난 뒤 홀로 30분 혹은 1시간동안 영상을 즐겼다.
VR기기에는 국립공원, 자연경관, 영화, 성인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있었다. 이중에서 방대한 양의 성인물이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관람객 한모씨(20)는 “SNS에서 이 곳을 알게 돼 찾게 됐다”며 “직접 사용해보니 직접 성행위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자극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VR시네마는 유명 성인영화배우와 간접적으로 성행위를 즐기는 가상체험을 할 수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분증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중·고등학생들이 음란물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실제 이날도 매장을 출입하는 손님들 중 대다수가 청소년들이였다. 성인용VR을 체험하고 나온 고등학생 이모군(18)은 “VR가게는 친구들 사이에서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기로 소문이 나고 있다”며 “사복을 입고 오면 입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실과 헷갈릴 정도로 정교한 음란영상물에 청소년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면서 각종 강력범죄발생 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성문화에 노출되면서 청소년 성범죄 사건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가상현실과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범죄에 빠져들까봐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유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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