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 빛고을시민문화 관장

지역에서도 세계적인 명 연주자들의 연주회를 감상할 수 있다면. 그것도 어느 한번이 아니라 수시로 펼쳐진다면. 그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 행복한 일이 실현가능해졌다. 굳이 독일의 베를린에 가지 않고도 베를린 필하모닉의 연주회를 들을 수 있고 서울까지 나들이 하지 않고도 국립발레단의 우수 발레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지난 2015년부터 실시해오고 있는 ‘삭 온 스크린’을 통해서다.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도 지난 2016년부터 ‘삭 온 스크린’을 빛고을시민문화관 별관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한달에 두 번씩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 10일엔 셰익스피어 원작의 연극 ‘페리클레스’가 스크린으로 선보여졌다. 양정웅과 김세한의 각색을 거친 페리클레스는 유인촌, 남윤호, 김도완 등 쟁쟁한 연극배우들이 캐스팅되어 활기넘치는 무대로 꾸려졌다. 보기 드물게 선보여진 연극무대여서이지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문화애호가들이 찾아주어 함께 즐거운 감상의 자리를 가졌다.

‘삭온 스크린’ 한달 두번 공개

또 지난 6일엔 서울예술의 전당 인기 클래식 공연 프로그램인 ‘11시 콘서트’를 실시간으로 즐기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11시 콘서트’는 서울 예술의 전당이 지난 2004년 9월 이후 매월 두 번째 목요일 오전 11시클래식 공연이다. 올핸 시즌 13을 맞아 각 지역으로 실황중계 계획을 세웠고 빛고을시민문화관도 실황중계를 받아 지역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감상의 기회를 제공했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은 지난 12월 인터넷 TV를 통해 현장중계 시범공연을 진행한 이후 이번 무대가 첫 실황중계라 특히 의미가 깊었다. 4월의 테마는 ‘벨즈(Bells)’. 지휘자 여자경과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가 연주에 나섰다. 이날 관람한 시민들은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친절한 해설 덕분에 흥미로운 클래식의 세계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날 실황중계공연에서 라벨의 ’찌간느‘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의 1,2악장,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등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울려퍼져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삭온스크린의 ‘11시 콘서트’는 4월에 이어 매월 두 번째 목요일에 계속될 예정이다. 4월 두번째 무대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로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를 비롯해 5월 국립국악원, 6월 유니버셜발레단, 7월 국립현대무용단 등의 작품이 실황중계될 예정이다.
빛고을시민문화관은 7백15석을 지닌 공연장이다. 예술창작 의지를 불태우는 지역예술인들의 발표무대로 활기를 띠고 있고 지역예술계의 역량을 모은 무대가 꾸며지고 있다. 지역예술인들 뿐 아니라 때로는 외지 공연단체의 공연도 쏠쏠하게 이뤄지면서 지역 문화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문화공간인 셈이다. 머잖아 5월부터 ‘외꾸눈 광대’기획공연도 꾸려진다. 올해의 경우는 ‘어머님 전상서’란 타이틀 아래 광주의 5월을 어머니에 포커스를 맞춰 조명한다.

감동 만점 빛고을시민문화관

이외에도 빛고을시민문화관은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또 공연장 시설에 머물지 않고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빛고을시민문화관엔 미디어놀이터, 별관인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엔 홀로그램극장을 개관해 미디어아트로 무장된 도시의 차별화를 문화로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저러한 예술감상 목적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빛고을시민문화관을 찾는다. 누가 뭐래도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다. 그에 걸맞게 시민들이 거리낌없이 찾아 문화예술을 즐겼으면 한다. 삭온스크린, 문화가 있는 날 등의 공연을 꾸리는 것도 그같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정성껏 준비할 터이니 많이들 찾아와서 감동에 젖고 그 감동이 일상으로 확산하는 선순환구조로 나아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