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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과 힐링
2017년 04월 19일(수) 00:00


매주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몇개 있다. 본방송을 보지 못할 경우가 많아 보통은 VOD 다시보기를 하거나 재방송 시간을 체크해서 챙겨보곤 한다.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이유는 그때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고 잠시나마 일상의 마음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tvN ‘윤식당’이다. 여행과 요리를 테마로 쉴 새 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나영석 PD가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의 작은 섬에 배우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를 데리고 가 7일간 ‘사장님 마음대로 윤식당’을 개업했다.
‘윤식당’은 성공적이다. 2회 연속 시청률 11%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틀어 금요일 밤 9~10시대 1위의 성적이다.

열대 휴양지 대리만족 마법

시청률이 높은 만큼 화제성도 크다. 최근 여행사와 항공사의 여행상품에 ‘윤식당’ 촬영지인 인도네시아 롬복 길리섬이 등장했다. 이 장소를 이미 다녀온 블로거들의 글은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윤식당’에서 선보인 불고기 라이스·누들·버거는 요리법과 함께 인증샷이 SNS를 통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지난 주말 프로그램에서 새롭게 선보인 에그·라면만두와 만두튀김도 이튿날부터 쉽게 SNS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불고기 음식을 잘 먹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며 그곳에서 실제 장사를 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네티즌도 잇따랐다. 이에 현실과 예능 프로그램은 다르다며 ‘윤식당’처럼 식당을 하기는 힘든 인도네시아의 정책과 경제 현실들을 세세하게 지적하는 글들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윤식당’을 보는 이유는 힐링이다.
‘윤식당’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파라다이스 같은 곳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게 된 이들의 특별한 일상을 보여준다.
윤여정은 카리스마 넘치는 사장이자 메인 셰프, 정유미는 독보적인 친화력의 주방보조로 변신했다. 이서진은 상무를 맡아 음료와 서빙을 맡았고 신구는 아르바이트생 역을 각각 맡았다.
제작진은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쉴 틈 없이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의 의도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단순하게 하루 세끼 밥을 해먹는 것으로 힐링을 선사했던 ‘삼시세끼’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처럼 시청자들은 이번에는 해외에서 요리를 하는 단순함에 빠진 것이다.
‘윤식당’ 촬영지 관광객은 대부분 유럽이라고 한다. 한달여간 섬에서 머물며 휴가를 즐긴다. 단순한 일상, 단순한 요리, 그리고 그 단순함을 즐기는 사람들. 그 단순함 속에서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항상 마음속으로 갈망해온 진정한 행복을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윤식당’이 보여주는 것은 ‘욜로 라이프’다.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욜로족은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쓴다.

단순함 연속에서 행복 찾기

하지만 현실에서 ‘욜로 라이프’를 실제로 즐기기는 쉽지 않다. 시청자들은 ‘윤식당’을 보며 ‘욜로 라이프’를 대리만족하고 있나보다.
‘꿈과 욕망’을 충족시키는 인생을 살기는 어렵다. 그나마 TV프로그램을 통해 대리만족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골치아픈 일상에서 잠시나마 단순해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식당’이 보여주는 단순함속의 행복처럼, 바쁜 일상에서 잠깐의 나른함을 가져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최진화 지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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