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강 나일환






봄비가 내린다.
여린 꽃잎이
비바람에 파르르 떨다 말고 낙화한다.

발걸음 무거운 사람들
그리움에 지친 어깨를 놓아두고
젖은 심장을 땅에 내려놓는다.

서러움에 멍든 가슴을
한 올 한 올 풀어 흐르는 눈물
꽃비와 동행한다.
그래
아직은 살아있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그 길을
너와 동행하며 가야하기에
존재의 꽃비를 밟고 길을 재촉한다.

봄비 내리는 날이면
사랑을 떨구며
마음 한켠에 숨겨둔 그리움을 꺼내
속울음을 한다.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사색의 창>봄이 익는 산야에는 봄꽃들이 만발했다. 봄비가 내리면 꽃잎은 파르르 떨며 꽃비를 만들어낸다. 봄을 기다리다 막 피운 꽃잎이 비에 젖어 흐느끼는 모습 또한 애처롭다. 꽃피워 맺어야할 결실이 한순간에 한 서린 눈물로 막을 내린다.인간세상도 저리 할 것이다. 이루지 못한 꿈을 안고 떠나는 세상을 보는 느낌이다. 모든 것이다 그리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꿈을 갖은자들에게 봄비는 얄미운 존재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시인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