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빈 (전남도의원)


지난해 말까지 전남도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 현황을 보면 산업통상자원부(3,000KW초과)가 전남도에 허가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는 7건이며, 전남도(3,000KW이하)가 허가한 발전사업은 무려 72건에 이르고 있다.
국내 풍력발전단지 설비현황만 보더라도 전남은 제주와 강원, 경북에 이어 135MW로 4위를 기록하다가 지난해말 기준 52개소에 총 1,089MW의 풍력발전 전기를 생산하겠다고 진행중이거나,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안군만 별도로 자료를 모아보면 지난해 말 현재 이미 가동 중인 2곳을 포함하여 최근 허가를 반려한 장산도 풍력 등 11곳이 허가를 받았다. 최근 계측기 설치허가를 받아 새롭게 추진이 예상되는 지역이 있고 보면 허가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햇볕과 바람으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반대하는 도민은 없다고 생각한다.


전남 풍력단지 우후죽순 증가
그러나 필자가 얼마전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책질의를 통해 풍력발전기 주변 주민들에 대한 피해 전수조사를 약속받은 이후 면접조사를 통해 발표된 사실은 놀라움 자체였다.
이 조사가 있기 전에는 누구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던 풍력발전 피해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남도가 처음 귀를 열고 들었다는 의미와 함께 가축에 까지 광범위한 피해가 미치고 있다는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졌다.
물론 산자부 등 관련 부처의 풍력발전기 피해 용역조사 예산확보를 통한 보다 심도있는 인과 관계를 밝혀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정부와 전남도는 여지껏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점입가경이라고 문제는 더 있다.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려면 가장 먼저 시장·군수로부터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되는데 시행사측이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행정 정보를 은폐하고, 주민 알권리를 무시하는 것도 모자라 은밀하게 공무원을 동원하여 반대측 주민들을 회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금품을 살포하는 등의 잡음이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전파를 타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지는 인센티브인데 그야말로 눈먼 쌈짓돈으로 발전소주변 주민들 대다수는 어떤 성격의 돈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이를 둘러싼 주민들 갈등 또한 2차 피해와 지역간 반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발전사업자가 가동·건설 중이거나 건설할 예정인 발전소의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거나 설치될 지점으로부터 반지름 5km이내의 육지 및 섬지역이 속하는 읍·면·동의 지역’으로 한정하여 지원되는 인센티브 예산은 기본지원사업과 특별지원사업으로 나눠 지원하고 있는데 광역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곧장 기초자치단체에 지급되면서 전남도가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신안군에 지원된 풍력발전기 관련 인센티브 예산만 하더라도 2008년도 비금면에 지원된 특별지원금 9,300만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현재 비금면에 2억6천7백만원이 지원되고, 지도읍에 3억9천5백만원을 지원한데 이어 아직 건설중인 자은면의 경우 14억2천9백만원의 예산이 지원되었다.
영암군의 경우 영암읍에 3억9천7백여만원을 지원하고, 덕진면 3억7천만원에 이어 금정면에는 8억1천여만원을 지원했다는 자료이고 보면 지자체가 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개발행위를 남발했는지 의구심이 풀리는 대목이다.


예산 지원 보완 대책 찾아야
물론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는 하지만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주민숙원사업도 해결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유치했다는 성과도 자랑할 수 있어서 ‘꿩 먹고 알 먹는 사업’이란 유혹을 떨치기 어려워 보인다.
대다수 집단민원의 원성과 종결지가 광역자치단체(전라남도)인 현실을 감안할 때 광역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곧장 해당 지자체에 지원되는 현행 발전소 주변지역에 지원되는 인센티브 예산은 기초자치단체가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팔아 푼돈 벌이에 나선다’는 원성을 자초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전라남도는 이런식의 주먹구구식 인센티브 예산 지원의 문제점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등 일련의 보완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