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 남



겨우내 말라버린 갈대숲
앙상한 손가락을 휘저어
연신 무엇을 가리키고 있다
입춘이 지난 창밖 햇빛은
봄나물 고개 내밀듯 다가오지만
건물을 한 바퀴 휘돌고 가는 바람은
소리만 들어도 허리를 꺾이게 한다.
월출산 꼭대기로 옮겨간
눈보라와 세찬 바람에
몸은 누렇게 말랐어도
아직?
심장은 살아
허공에다 무얼 외치려 하는가?
흰머리?
윤기 없는 누런 옷자락에
참새도 살지 않지만
강풍에 마음모아
같은 방향으로 손짓하며
푸르게 솟아오를
꿈을 찾는다.


<사색의 창>
혹한 바람 불어오는 들판에 고독한 삶의 진한 소망을 품고 견디는 인고의 숲이 있다. 그 숲의 주인공인 갈대의 이야기들은 인간사의 고뇌를 함께하는 감동을 준다. 김경남 시인은 삶의 고독한 일상을 허허 벌판에 홀로 자신을 이겨내는 갈대의 이야기와 함께 공존의 씨앗을 품으며 꿈을 이야기한다. 김경남시인은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으로 공직에 근무하면서 작품을 하는 크리스찬으로 무안 문인협회 감사로 활동 중이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시인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