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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스테인드글라스로 다시 태어나
2017년 01월 17일(화) 00:00



임종로 작가, 로터스갤러리서 한달간 ‘중창불사특별전’
무각사, 스테인드글라스 고려불화 재현 작품 설치 눈길

“스테인드글라스가 불교미술에 잘 어울릴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색상의 강렬함이 단청이나 불교 탱화와 맞아 떨어지거든요. 무각사에서 작품을 제안해 와 평소 생각을 실행할 기회라 생각하고 응하게 됐습니다.”
이탈리아에서 17년동안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 작업을 해 온 임종로 작가(48)가 16일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고려시대 대표적인 불화를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작품 6점을 선보였다.
2014년부터 시작된 무각사 중창불사를 기념해 열리는 특별전으로 고려시대 불화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으로 재현된 것은 불교 미술 사상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
유럽의 대성당 등에서 종교적인 예술작품의 표현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이 불화에도 적용되면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꾀하는 조형예술로 시도돼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수월관음도와 지장보살도, 지장시왕도, 아미타팔대보살도 등 고려시대 불화와 현대단청, 만다라 문양을 전시한다.
작품들은 그가 이태리에서 하루 8시간씩 꼬박 10개월에 거쳐 완성한 작품으로 이날부터 2월 15일까지 한달간 로터스갤러리에서 전시 후 무각사 전통문화체험관과 지장전에 영구 설치될 예정이다.
무각사에서는 2014년부터 시작된 중창불사 중 1단계로 전통문화체험관과 지장전 불사를 마무리하면서 자연채광을 활용하기 위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도입했다.
청학 주지스님이 박유복 현 광주디자인센터 원장에게 관심을 표현했고, 박 원장이 지인이던 임 작가를 추천해 성사된 것.
임 작가는 건국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1999년 이탈리아 피렌체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공부했다.
서울 출신으로 대학시절 스승으로부터 우연히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해 듣고 관심을 가졌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몇년간 회사생활을 하다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어 유학길에 오르게 됐다고 했다.
당초 1년만 공부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던 것이 17년을 머무르게 됐다는 그는 이번에 영구 귀국해 앞으로는 국내에서 작업하며 미국 등에서 주문을 받아 작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수원 마리아의아들 수도회와 안산 성요셉성당에 작품 설치가 예정돼 있다.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미국 오하이오 대성당과 나이지리아 라고스 대성당 등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설치했으며,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뢰를 받아 87㎡ 크기에 9명의 주교와 예수가 승천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전통기법으로 만드는 스테인드글라스는 실물 크기의 스케치를 그린 뒤 유리 도면을 만들어 200여 가지의 전통 색이 들어간 색유리판을 만든다. 그림 형태와 명암, 색에 맞게 색유리판을 자른 뒤 스케치 위에 작은 조각을 붙여 나간 뒤 3~4회 이상 굽기를 반복해야 한다. 작품당 800~1,000 조각을 이어붙이는 수고를 들이는 작업이다.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작품은 앤틱(Antique) 색유리로 만들어져 강렬한 태양과 온도, 습도 등 악조건 속에서 변색과 파손이 되지 않아 영구적이다.
무각사 청학 주지 스님은 “전통 목재 건물이라면 한지를 통해 햇살을 받았을 텐데 새로운 건물은 현대식으로 만들어 자연 채광을 최대한 끌어들여야 했다”며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연수 기자         이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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