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석

곳곳이 썩고 병든 나라
간밤에 흰 눈으로
깨끗하게 해 놓았더니
날 새고 흰 눈이 그쳐 있다.

그런데 또 한세상
온갖 고통과 괴로움 마치고
한 장의 수의에 덮여 있다.

때론 죽음이 정화라는 걸
늙음도 하나의 가치라는 걸
일러주는 흰 눈

살아서는 잘 모르고 있다가
햇볕에 흰 눈이 녹아 버리면
여기도 썩고 병듦을 보고
고개 끄덕인다.

<사색의 창>시 ‘’은 고운석시인의 ‘청죽과 소나무이고 싶네’라는 시집 35쪽에 나온 시다.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국정이 농락당하고 있는 현시대적상황을 직시하며 시인들은 가슴시린 마음을 안고 울부짖는다. 고운석 시인은 문인의 양심으로 부끄러운 현실을 무척이나 고민하고 사색한다. 그리고 펜을 들어 찢겨지는 마음을 훼 쳐 잉태시켰다. 고운석시인은 한국복지문학인 협회 회장.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 고문등을 역임하고 조선문학인협회 광주전남 문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로 시인이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시인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