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강 나일환


청자 빛 하늘에 흰 구름

필봉으로 천하를 노닐다

서산에 지는 해 바라보며

솔 이랑에 바람 되어 흩어지니,

송향松香 되어 날리운 혼魂.

만고萬古에 사르리랏다.


시조 문단의 대부요. 이시대의 마지막 관조시인이신 정소파(현민)102세의 나이로 영면 하셨다. 시인 백석(1912∼95)과 동갑내기에 생전에 김영랑(1903∼50), 박용철(1904∼38)과도 가깝게 지낸 한국문단의 산 증인이였다. 필자의 스승이신 소파 정현민 선생님 생전에 선생님 자택과 뒷산에서 자주 덕담을 나누던 생각이 난다. 글 쓰는 문인은 필명이 있어야 한다고 춘강春崗이라는 호를 나에게 지어 주시면서 첫 시집을 낼 때 꼭 넣으라고 서언을 써주셨다. 아직 까지 부족함에 시집을 내는 것을 망설인다.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정소파 선생님을 그리며 선생님 면전에서 쓴 시 한편을 발표한다. 우리나라 문단에 큰 별이 졌다는 생각에 아쉬움으로 한편의 시를 올린다.

/한국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장·시인 나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