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록 바다 물결에 빠지다

국내 최대규모 갈대 군락지·희귀조류 서식
나무데크 관찰로 따라 습지 관찰 생태체험


6월에 젖어들면서 온통 초록옷으로 갈아입은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을 거닐어 볼까요. 가을과 다른 초록물결이 생태공원의 진맛인지도 모르죠. 드넓은 갯벌에 갈대가 드리운 순천만은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나무데크 길 사이로 습지 곳곳을 누비며 살펴볼 수 있도록 돼있죠. 나무데크 관찰로를 따라 용산까지 이어지는 힐링의 길 함께 떠나보시죠.




순천만 습지는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순천만에 이르기까지 10리길 갈대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물이 주변 환경과 관련된 동식물을 조절하는 주요한 요인이 되는 지역으로, 지하수면이 육지표면 위로 표출되거나 가까이 있어 대개 땅이 얕은 물로 덮여있는 곳을 람사협약에서 정의한 습지입니다.
습지는 우리가 흔히 늪이라 부르는 곳으로, 온갖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명의 소용돌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죠.
순천만 습지의 구성물질은 대부분 동천과 이사천으로부터 공급받아 형성되었고, 갯벌이 지하 20m 이하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랜 세월에 걸쳐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면서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동천과 이사천의 직강화에 따른 유속의 증가로 인해 하구의 먼 지역까지 습지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순천만의 습지는 우리나라 갯벌 가운데 염습지가 남아있는 유일한 갯벌이어서 자연생태사 측면에서 높은 보존가치를 지닙니다.
교량동과 대대동, 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리 등에 걸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의 총 면적은 약 30만평에 달하구요.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동천과 순천시 상사면에서 흘러 온 이사천의 합수 지점부터 하구에 이르는 3㎞쯤의 물길 양 쪽이 모두 갈대밭으로 뒤덮여 있죠.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39.8km의 해안선에 둘러싸인 21.6㎢ 의 갯벌, 5.4㎢의 갈대밭 등 27㎢의 하구 염습지와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 일대는 멀리서 보면 갈대밭 일색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물억새, 쑥부쟁이 등이 곳곳마다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구의 갈대밭 저편에는 칠면초 군락지도 들어서 있구요. 또 이곳은 흑두루미,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인 희귀조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1종이 날아드는 곳으로 전 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순천만에서 생태체험이 가능한 이곳이 바로 순천만 습지입니다. 넓게 순천만에 분포된 습지의 갈대는 뿌리의 일부나 씨앗이 바닷물에 떠돌다가 잘 자랄 수 있는 갯벌 위에 도착하면 뿌리를 내려 번식하는데요.
이곳 순천만은 하천의 물 흐름이 일정하고 강 하구에 넓은 갯벌과 기수역이 있어 광범위 한 갈대밭이 형성되는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죠. 6월의 한낮 태양을 피해서 다녀본다면 더욱 좋겠죠?
초록으로 가득한 갯벌 위의 갈대 숲이 잘자란 벼로 마치 논두렁을 걷는 듯한 느낌입니다.
또박또박.
나무데크 길에서 만난 내 발자국 소리가 맑고 청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일상에서 듣지 못했던 나의 발자국 소리에 젖어 쉴새없이 걷다보면 어느새 너른 초록의 한가운데 자리하게 됩니다.
내발자국 소리에 놀라 허둥지둥 도망간 짱뚱어…. 갯벌에서 볼 수 있는 짱뚱어는 회청색의 몸 위에 파란색 반점이 있고 눈이 가운데로 몰려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지느러미를 이용해 펄 위를 기어 다니는 독특한 모습이 마치 만화캐릭터를 연상케 하구요. 누가 보든 말든 아무렇지 않게 사랑을 속삭이는 짱뚱어와 갯벌 속에 숨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자연으로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 잠시 머물게 하죠.
그렇게 40여분 걷다보면 어느새 용산전망대에 오르게 되는데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타원형의 긴 수로를 따라 한낮의 뜨겁던 햇살이 서서히 자리를 내어주고 그 자리에 붉게 번져오는 노을빛에 반하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유람선과 만선의 고깃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포말 이끌어 만선의 기쁨을 전하기라도 하듯 번져오는 고깃배를 따라 새들도 함께 만선의 기쁨에 힘찬 날개짓으로 동행하죠.
순천만에서 만나는 6월은 초록이 지쳐 녹음으로 물들어가는 풍광 속에 흠뻑 빠져 오는 시간으로 힐링이 되네요.


■함께 둘러볼 곳
생명의 땅 순천만에서 나는 다양하고 자연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자연소리 체험공간인 순천만 자연생태관은 순천만을 찾아오는 각종 철새 소리 외에도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소리, 시냇물 소리와 같은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 순천만 주변에 서식하는 동물소리를 체험하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체험관 외에도 순천만 곳곳에 소리벤치나 키오스크 등 부대시설을 설치해 소리와 함께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자연의 소리체험관이 있구요.
별을 보고 싶을 때 언제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순천만 천문대와 순천 출신 작가 김승옥과 정채봉의 문학 세계를 기리는 순천만역사관, 순천문학관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먹거리
여름철 보양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짱뚱어는 단백질 함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신진 대사를 조절해주는 미네랄이 가득해 대표적인 스테미나 식품으로 손꼽히며 ‘갯벌의 소고기’로도 불립니다.
또 피로해소와 자양강장을 돕는 타우린이 장어, 미꾸라지보다 약 두 배 이상 높은 데다가 당 지수가 낮아 혈당 조절에도 용이하다고 하구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고소해 회 뿐만 아니라 전골이나 탕, 구이로 섭취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도 탁하면서 검붉은색을 띄는 짱뚱어 회는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짱뚱어에는 타우린을 포함한 수용성 아미노산이 풍부해 전골로도 섭취합니다.

/정수정 <내고향TV 남도방송대표>